한국인이라면 한 번은 꼭 가 봐야 하는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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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라면 한 번은 꼭 가 봐야 하는 섬

여행매거진 0 1500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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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종합여객선터미널. 13일 오전 9시 30분. 한산도행 배와 욕지도-연화도행 배가 나란히 육지를 떠난다. 이 시간에 한산도행 배에 탄 사람들은 대략 50명. 그에 반해 욕지도-연화도행 배에 탄 사람들은 대략 100명이 넘는다. 한산도행 배에는 관광객보다는 지역 주민들이 더 많이 탄 것으로 보인다. 욕지도-연화도행 배에 올라탄 승객들은 대부분 등산복 차림의 관광객들이다.

두 배에 탄 사람들의 구성이 극한 대비를 이룬다. 그러니까 한산도는 이 시기 욕지도나 연화도에 비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섬은 아닌 것이다. 배가 호수처럼 잔잔한 바다 위를 미끄러지듯이 지나갈 때, 사람들 역시 각자 객실에서 텔레비전을 보거나 객실 마룻바닥에 누워서 조용히 시간을 보낸다. 갑판에 나가 바다를 바라보는 사람은 드물다.

이날 아침, 한산도행 배 위에서 배를 타는 사람들의 흥분 같은 건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덩달아 이날 처음 한산도 여행에 나선 나까지 마음이 차분해진다. 이날 배에 오른 사람 중 자전거를 가지고 온 사람은 나 혼자다. 오늘 한산도 자전거여행은 평소보다 더 외로운 싸움이 될 것 같다. 잠시 후, 배가 한산도 제승당여객선터미널 부두에 닿는다. 통영에서 한산도까지 배로 약 30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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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승당에서 시작하는 한산도 여행

한산도 여행은 '제승당'에서 시작된다. 자전거 여행자도 자동차 여행자도 예외는 없다. 배에서 내리면 오른쪽으로 바로 이충무공유적지 입구가 보인다. 그 안으로 바닷가를 따라서 제승당 가는 길이 나온다. 제승당은 겉보기엔 다른 유적지에서 보는 옛 건물들과 크게 다를 게 없다. 하지만, 이 건물이 지닌 역사성은 결코 가볍게 지나칠 수 없다.

제승당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삼도수군을 지휘하던 건물이다. 제승당의 원래 이름은 '운주당'이다. 이순신 장군은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한 그해 7월 한산도 앞바다에서 '한산대첩'을 치렀다. 이듬해인 1593년 전라좌수영을 여수에서 한산도로 옮기고, 그해 초대 삼도수군통제사로 임명되면서 이곳에 집무실 겸 작전지휘 본부인 운주당을 짓고 삼도수군통제영을 설치했다.

이순신 장군은 이곳에서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끌었던 전략을 짰다. 이순신 장군이 난중일기를 쓴 곳도 이곳이다. 하지만 1597년 원균이 지휘한 칠천량해전에서 조선수군이 대패하면서 운주당도 폐허가 되었다. 그 후 1739년에 건물을 중건하면서 명칭을 '제승당'으로 바꿨다. 지금 우리가 보는 건물은 1930년대에 중수한 것이다. 운주는 '지혜로 계책을 세운다'는 뜻을, 제승은 '제압하여 승리를 이끈다'는 뜻을 지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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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루'를 눈앞에 두고 보는 감회

제승당에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수루'가 눈에 들어온다. 이 수루가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로 시작하는 한시 속에 등장하는 그 수루다. 물론 현재의 수루는 옛 문헌에 근거해 새로 지은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학창 시절 누구나 외워야 했던 시 한 수가 이곳에서 탄생했다. 그 시에 이순신 장군의 복잡한 심경과 수루를 둘러싼 주변 정경이 생생하게 드러나 있다.

그래서인지 그 시를 읊을 때마다, 내 평생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수루가 머릿속에 그림처럼 떠오르곤 했다. 오늘 제승당 옆에서 한시 속에서만 보던 그 수루를 눈앞에 두고 보는데 머릿속에 그려지던 그 풍경 그대로다. 마침 수루에 아무도 없다. 수루에 올라서서 한산도 앞에 펼쳐진 바다를 바라본다. 가슴이 뭉클하다. 진작에 와 봤어야 했다. 장군의 얼굴을 보기가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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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승당으로 들어가는 길이 보기 드물게 아름답다. 바닷가 호젓한 길가에 '아왜나무'가 죽 늘어서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와 남부도서에 자생하는 나무라고 한다. 아왜나무의 활짝 핀 하얀 꽃 무더기가 육지와는 다른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비수기라서 그런지, 이곳 유적지에서도 안팎으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안에서는 장애인들의 자유로운 출입을 돕기 위해 돌계단 옆으로 나무 데크를 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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