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도 시간도 부족한 청춘에게 다가온 달콤한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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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도 시간도 부족한 청춘에게 다가온 달콤한 제안

sk연예기자 0 828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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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중>
한국 / 2023 / 19분
감독: 이하은

불면의 시대가 도래했다. '일한 만큼 벌자'라는 누군가의 말이 무제한 근로법을 만들어 냈고, 그 시기 제약회사 '몽중'에서 잠을 잔 만큼의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DRM이라는 신약을 개발해 내는 데 성공했다.

위의 문구로 시작하는 영화 <몽중>에는 고된 삶으로 늘 돈과 시간이 부족한 현아(장세림 분)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전국체전 출전을 앞두고도 저녁 훈련에 참가할 수 없을 정도로 그녀의 삶은 여유가 없다. 깨어나지도 못한 채로 병상에 누워있는 엄마를 간호하는 일은 물론, 당장 다음 주에 내야 할 월세를 벌기에도 한시가 아까운 상황. 영화는 당장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자신의 꿈을 팔 수밖에 없는 한 사람의 삶을 따르며 어둡게 비춰낸다.

아주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아는 친구 지민(송하진 분)의 소개를 받아 신약을 만들어낸다는 제약회사 '몽중'을 찾아간다. 그 자리에서 자신이 꿈을 팔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제안을 받게 되는 그녀. 꿈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신약 DRM을 만들기 때문에 꿈이 필요하다는 회사는 꿈이 A부터 D등급으로 나뉘고 높은 등급일수록 더 많은 신약을 생산할 수 있기에 그저 좋은 꿈만 꾸면 된다는 말로 현아를 유혹한다.

물론 회사의 달콤한 꼬드김과는 달리 영화 속 많은 장면들은 이들의 제안이 위험한 종류의 것임을 보여준다. 처음 꿈을 추출하던 날 계단에서 만난 남자의 핼쑥하고 핏기 없는 모습, 훈련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뒷골목을 배회하며 마약처럼 DRM을 찾던 친구 지민의 모습, 처음에는 몰랐지만 회사 바깥 후미진 곳에서 마주한 수많은 중독자들. 꿈을 추출하기 시작한 현아 역시 어느 순간부터 훈련 중에 악몽을 꾸며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넋을 놓아버리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제안을 뿌리칠 수 없었던 것은 조금 먼 미래에 생길 부작용을 생각하기도 힘들 정도로 압박하며 다가오는 현재의 무게 때문. 심지어 그녀는 가불까지 미리 받고 계약서를 썼다.

영화 내부에서 꿈을 팔라던 회사의 제안은 영화의 바깥에서 하루빨리 꿈을 포기하라는 현실의 재촉으로 전환될 수 있다. 점점 더 긴 꿈을 꾸기 어려워지는 시대의 모습과 그 아래에 짓눌려 허덕이는 젊은 세대의 몸부림이 이 영화 속에 차분하면서도 서늘한 장면으로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이 영화 <몽중>은 꿈의 첫 번째 사전적 의미와 두 번째 사전적 의미 모두를 가진 채로 그 사이에서 중의적인 모습으로 태어났을지 모른다.

"꼭 제 꿈을 팔아야 하는 것은 아니죠?"

자신이 꿈꾸던 미래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던 꿈도 점차 질이 나빠지기 시작하고, 건강은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현아는 자신에게도 어떤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음을 직감한다. 이미 돌아올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지민의 말에 따르면, 회사 몽중은 꿈이 아니라 잠을 빼가는 것이라고 한다. 줄어드는 잠의 크기만큼 신체적 부담이 더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며, 그것이 곧 담보한 미래가 망가지는 수순이 되는 것이다. 병상에 누워 있는 엄마와 이미 작성해 버린 계약서. 현재의 상황은 과거의 상황에 비해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다. 오히려 더 나빠졌을 뿐이다. 이제는 마음대로 잠을 잘 수도 꿈을 꿀 수도 없다. 혼자 도망칠 수도 없는 상황. 그녀는 처음에 자신이 담보했던 자신의 미래 대신 다른 누군가의 꿈과 미래로 대신하기로 마음먹는다. 처음부터 잠을 자고 있던 사람. 병원의 침대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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