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되풀이된 비극…끝내 못 돌아온 타이태닉 관광 잠수정<출연 : 김지선 글로컬뉴스부 기자>[앵커]대서양에서 실종된 타이태닉호 관광용 심해 잠수정 탑승자 5명 전원이 안타깝게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습니다.수색 당국이 잠수정 잔해를 발견하고 사망한 것으로 결론을 내린 건데요.글로컬뉴스부 김지선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김 기자, 어서 오세요.먼저, 현재 상황부터 설명해주시죠.[기자]네, 해저 4천미터에 가라앉아 있는 비운의 여객선, 타이태닉호를 둘러보기 위해 나섰던 잠수정 '타이탄'이 사라진 것은 현지시간 19일 오전입니다.오늘(23일)이 벌써 닷새째인 셈인데요.당시 잠수정은 물속에 들어간 지 약 1시간45분 만에 교신이 끊겼고, 이후 수색 작업이 진행돼 왔습니다.그런데 오늘(23일) 새벽, 미국 해안경비대는, 탑승객 5명이 모두 숨졌다고 발표했습니다.타이태닉호 뱃머리로부터 약 480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이 잠수정의 잔해를 발견했다는 건데요.가족들에게도 사망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잠수정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지만, 언제 폭발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선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한데요.미국 해군이 잠수정 출항 몇시간 만에 폭발음을 감지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당국은 또, 실종자와 잠수정을 찾는 작업은 계속된다면서도, 시신이 발견될 가능성에 대해선 말을 아꼈습니다.선체의 무게가 9톤에 이르는 만큼 향후 인양 역시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앵커]그렇군요.엊그제만 해도 수색팀이 잠수정이 보낸 '생존 신호'를 탐지했다고 하던데, 혹시 그때까진 살아있는 승객이 있었던 것 아닐까요?[기자]네, 말씀하신 것처럼 해상초계기와 음파탐지기가 이틀 연속 '쾅쾅' 치는 것 같은 '수중 소음'을 감지하면서, 수색에 잠시 활기를 띠기도 했습니다.다만, 이 소리가 잠수정에서 온 것인지 여부는 확실치 않은데요.해양 동물 역시 인간과 비슷한 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실제로 사람이 내는 소리였다면, 좀 더 분명하고 규칙적이어야 한다고 해요.수색 현장에는 많은 배들이 있기 때문에, 이 소음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전문가 견해도 있었습니다.미 해군의 판단대로 잠수정이 출항한 지 몇 시간 만에 폭발했고, 이로 인해 탑승객들이 숨졌다면 결과적으론 잠수정과 무관한 소리였을 공산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수색 작업은 우리 시간으로 오늘 새벽까지 계속됐지만 '골든타임'은 이미 지나버린 만큼, 생존자 구조에 대한 희망이 점점 사라지고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잠수정이 출발할 당시, 약 나흘치, 그러니까 96시간 동안 쓸 수 있는 산소가 실려있었다고 하는데요.탑승객들이 살아 있었더라도 우리나라 시간으로 어제(22일) 밤 8시20분쯤 산소가 전부 고갈된 것으로 추정이 되고 있습니다.[앵커]아까 잠수정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난 것 같다고 말씀하셨는데요.이번 사고, 대체 왜 발생한 걸까요?[기자]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의 원인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놨습니다.폭발 이외에도 동력 이상이나 화재, 침수 등의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실종됐을 수 있다는 건데요.잠수정이 바닷속 무언가에 걸려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었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졌습니다.타이태닉호의 선미 부분은 마치 고물 하치장과 비슷한 모습이어서 잠수정의 발목을 잡을 만한 물체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이밖에 다른 어선에서 떨어져 나온 그물과 같은 각종 폐기물도 도처에 존재한다고 합니다.잠수정에 정확히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밝혀내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앵커]실종된 잠수정에는, 5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탑승객들의 면면을 소개해주시죠.[기자]일단, 사업가이자 탐험가이기도 한 영국의 억만장자, 해미쉬 하딩이 가장 널리 알려진 인물입니다.파키스탄에서 가장 부유한 가문 출신인 재벌 부자와 '미스터 타이태닉'으로 불리는 이 분야 전문가도 잠수정에 타고 있었는데요.이 잠수정 운영사의 최고경영자, 스톡턴 러시도 이번 여행에 동참했다가 변을 당했습니다.러시의 아내는 111년 전, 타이태닉호 희생자의 후손으로 알려지면서 '대를 이은 비극'으로도 주목받고 있는데요.영화 '타이태닉'을 보면, 노부부가 침대에서 서로를 껴안은 채 최후를 맞는 장면이 나옵니다.이 부부의 실존 인물인 '스트라우스 부부'의 고손녀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당시 일등석에 탔지만, 구명보트를 양보하고 한날한시에 눈을 감은 사연도 유명합니다.[앵커]심해 잠수정을 이용한 타이태닉 관광, 일정과 경비도 궁금한데요.[기자]1인당 비용이 3억4천만원에 달하는 '초고가' 관광상품입니다.총 8일 동안 진행되고, 한번 잠수할 때마다 8시간가량이 소요되는데요.잠수정에는 세탁기 문에 달린 창문과 같은 '선창'이 하나 있고, 여기를 통해서 타이태닉 선체를 구경할 수 있는데, 20분 정도 기념사진을 찍는 시간이 주어진다고 합니다.기꺼이 거금을 지불할 의사가 있고, 상당한 수준의 위험 또한 감당할 준비가 돼 있는 부자들이 타깃인데요.인간의 발길이 닿은 적 없는 심해도, 우주만큼이나 '슈퍼리치'들이 선호하는 여행지로 알려져 있습니다.CEO인 러시는 지난 2019년 문득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난파선을 보러 가고 싶어 하는 수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잠수정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앵커]사고가 일어나기 전 경고하는 목소리도, 사전 징후도 있었다고 하던데요?[기자]네, 이렇게 비싼 요금을 받으면서도 정작 안전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제대로 테스트도 하지 않고 잠수정을 심해로 내려보내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 회사 안팎에서 제기됐는데요.업계 전문가들은 CEO에게 경고 편지까지 썼지만 무시됐고, '쓴소리'를 한 직원은 결국 해고되고 말았습니다.최근까지도 기술적 결함 가능성이 지적됐다고 하니, 정말 '안전불감증'이라고 밖에는 표현할 수 없는데요.또 이 잠수정은, 가격이 4만원도 채 되지 않는 '게임용 조이스틱'으로 조종이 됐는데, 특히 '블루투스'로 작동이 되기 때문에 무선 연결이 끊길 우려가 있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앵커]잠수정 운영사는, 승객들로부터 면책 서명을 받았다고 하던데요?[기자]탑승객들은 이번 여행의 위험성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잠수정에 오르기 전, 사망 시에도 어떠한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안전 포기 각서'에 서명을 해야 했기 때문인데요.이 서류의 첫 장에만 '사망'이라는 단어가 세 번 나온다고 합니다.잠수정은 시제품으로서 어떠한 공인기관으로부터 승인받거나, 검사를 통과하지 않았다는 내용도 들어있었다고 하는데요.과거에 이 잠수정을 타본 사람들이 자신들의 경험담을 공유했는데 그때도 크고 작은 고장이 있었다고 합니다.이제 돌이켜보니, '자살 미션' 같았고, 살아 돌아온 것이 기적 같다며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앵커]이번 사고를 계기로 목숨을 걸고 우주와 심해를 누비는 억만장자들의 여행 실태도 주목받고 있는데요.[기자]앞에서 잠깐 말씀드린 해미쉬 하딩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깊은 해저인 '마리아나 해구'에 발 도장을 찍었고, '블루 오리진'의 민간 로켓을 통해 우주에도 다녀온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여러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 보니, 비용은 치솟을 수밖에 없는데요.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까지 들어가지만, 최근 관련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는 추세입니다.관련 기술 개발 자금이 필요한 연구자들과, 자극적이고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부유층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인데요.전형적인 휴가지에는 이제 좀 식상해져서, 더 스릴 있고 남들에게 자랑할 만한 장소를 찾아 나선 이들을 보는 눈길이, 마냥 곱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앵커]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김 기자 수고했습니다.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