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 엄마 살리고 싶었던 히어로의 구슬픈 사모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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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 엄마 살리고 싶었던 히어로의 구슬픈 사모곡

sk연예기자 0 1390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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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이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저스티스 리그' 막내로 궂은일을 도맡은 히어로 플래시(에즈라 밀러). 플래시가 아닌 배리 앨런으로 살아갈 때 그의 삶은 고달프다. 어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 중인 아버지의 알리바이 증거를 찾아야 하기 때문. 하지만 배리는 배트맨 브루스 웨인(벤 애플랙)의 도움을 받고도 쉽사리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에게 시간 여행 능력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그는 불행한 가족사를 바로잡기 위해 시간을 역행한다. 그러나 의도치 않게 멀티버스에 불시착한 배리는 조드(마이클 섀넌)의 침공 때문에 위기에 처한 지구를 마주하고 충격에 빠진다. 이에 배리는 멀티버스의 배리, 나이 들어 은퇴한 배트맨(마이클 키튼), 크립톤에서 온 슈퍼걸(사샤 카예)과 팀을 이뤄 시간과 공간이 붕괴될 위기에 처한 우주를 구하려 한다. 

뻔한 재료로 색다른 맛을 내다

또 하나의 멀티버스, 시간여행 영화가 도착했다. 2013년 <맨 오브 스틸>로 시작을 알린 DCEU(DC Extenede Universe, DC 확장 유니버스)의 열네 번째이자 마지막 영화 <플래시>다. <플래시>는 DCEU를 마무리하고 제임스 건 주도로 리부트된 DCU(DC Universe, DC 유니버스)의 시작을 알리는 중간 다리다. 

근래 들어 멀티버스나 시간여행 영화는 슬슬 지겹다. 단순히 작품 수가 많기 때문은 아니다. 주제나 교훈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일생일대의 회한이 남는 순간을 되돌려 조금 더 나은 삶을 만들려 한다. 그 과정에서 멀티버스의 '나'를 만나고 깨달음을 얻는다. 후회하고 가슴 아픈 매 순간이 모여 비로소 현재의 '나'를 만들었다고. 따라서 과거를 바꾸는 대신 최선을 다해 현재를 살아가야 한다고.  

마블의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픽사의 <버즈 라이트이어>, 심지어 크리스토퍼 놀란의 <테넷>까지. 위의 운명론적인 주제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는다. <플래시>도 마찬가지다. 과거를 되돌릴 수도 없고 되돌려서도 안 된다고 말한다.

흥미롭게도 <플래시>는 익숙하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다. 어디서 본 듯한 이야기를 기가 막히게 포장했기 때문이다. 감정적인 연출은 플래시라는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한다. 수많은 카메오는 DCEU, 더 나아가서 DC라는 거대한 세계관의 매력을 스크린에 가득 채웠다. 덕분에 러닝타임 144분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설령 개봉 전 평가만큼 압도적이지는 않을지라도, 히어로 영화로서 최고의 재미를 선사한다.

멀티버스로 써 내려간 사모곡 

<플래시>는 가족 영화다. 배리의 활약상을 한바탕 보여준 후, 영화는 곧장 그의 비극적인 가족사를 조명한다. 배리는 어릴 때 엄마를 잃었다. 아빠가 스파게티에 쓸 토마토 캔을 사러 나간 사이 엄마가 살해당했다. 이후 아빠는 아내를 죽인 혐의로 수감됐고, 배리는 그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범죄수사 연구소에 취업하기도 했고, 브루스 웨인의 도움을 받아 아빠의 알리바이가 담긴 CCTV 영상도 복원했다. 

그러다 보니 배리의 시간 여행은 구슬픈 사모곡이다. 엄마를 살려내서 세 가족이 함께 살면 얼마나 행복할까 싶은 회한으로 가득하다. 그가 마냥 철없는 멀티버스의 배리에게 화내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간절한 일분일초라는 걸 알 수 있다. 과거로 돌아가 만난 엄마에게 안아 달라고 부탁하는 장면에는 십수 년의 그리움이 담겨 있다.  

특히 상상을 실현할 능력이 있지만, 그럴 수 없기에 더 가슴 아프다. 과거로 돌아가 엄마를 살려냈지만, 자기 때문에 엉망이 된 멀티버스를 마주한 배리. 그는 과거의 필연적인 지점을 건드리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달라진 과거 때문에 스파게티처럼 엉켜버린 멀티버스를 정리할 방법은 없으니까. "모든 문제에 답이 있지는 않다"던 엄마의 말처럼. 그의 사모곡은 엄마가 죽어야만 하는 역설인 셈이다.

에즈라 밀러의 1인 2역, 완벽했던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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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배리는 이 역설을 곧바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멀티버스에서 두 인물을 만난 후에야 가슴 아픈 현실을 인정한다. 우선 그는 능력을 얻기 직전인 18살 배리를 만난다. 두 배리는 함께 다니면서 여러 일을 겪는다. 배리는 플래시의 능력을 잃고, 멀티버스의 배리는 플래시로 각성한다. 히어로 경험은 있지만 능력은 없는 플래시와 능력은 있지만 지식은 전무한 플래시는 그렇게 일종의 버디 무비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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