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는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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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는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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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사망한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이탈리아에 적지 않은 정치적 영향력과 함께 풀기 쉽지 않은 숙제를 남겼다. 그가 남긴 영향력은 현재의 이탈리아 국민과 정치권에 국한될 수 있지만 차세대 이탈리아에 남긴 숙제는 향후 수십 년간 이탈리아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

베를루스코니를 이해하지 않고 현재의 이탈리아 정치를 이해할 수 없지만, 이전 이탈리아의 정치를 이해하지 않고 베를루스코니를 이해할 수도 없다. 베를루스코니는 시민 없는 정치의 필연적 산물이었다. 시민이 없는 경제 번영이 얼마나 제한적이고 유한적인지 보여주는 민주주의 교육의 현장이 이탈리아였다. 

민주주의는 경쟁과 선택으로 만들어진다. 다수의 이념이 경쟁을 하고 시민은 그 가운데 선택을 한다. 하지만 이때의 시민이란 리모컨을 든 시청자를 의미하지 않는다.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다 흥미를 잃으면 티브이를 꺼버리는 시청자 모드에서 개선은 보장되지 않는다. 시청자가 떠난 티브이에서도 흥미 없는 내용은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민주주의에서 시민의 관여는 필수적이다. 시민의 선택은 능동적이어야 하고 선택군의 실망스러운 모습에 회피보다는 끝없이 대안을 요구해야 한다. 그 나물에 그 밥으로 보일지라도 외면보다는 교체를 선택해야 한다. 정치는 살아있기 때문에 교체 위협을 느끼는 이상 결코 정체되지 않는다. 

물론 주기적 교체마저 관성의 학습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 이 역시 정치는 살아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치권 내부의 카르텔을 감시하는 의무 역시 시민이 져야 한다. 이런 역할의 시민이 없는 민주주의는 거대한 선거 기계일 뿐이다. 제도적 장치는 있되 그 장치가 삶을 바꾸지는 못한다. 그리고 정치는 점점 부패해 간다. 무기력한 기계의 몸통에 기생하는 곰팡이들처럼.

혹여 이 말들이 추상적으로 들린다면? 그렇다면 이탈리아 정치를 들여다봐야 한다.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이탈리아는 21년 독재자 무솔리니를 처형하고 왕정을 끝냈다. 1946년 공화국을 수립한 이탈리아는 무엇보다 전쟁의 상흔에서 벗어나야 하는 절박함에 놓이게 된다. 이때 국제적으로 큰 변수가 발생하는데, 바로 소련의 팽창주의였다. 

소련을 견제해야 하는 미국과 잿더미에서 일어서야 하는 유럽의 이해관계가 일치해 탄생한 것이 마셜플랜이었다. 미국이 주도하는 이 유럽 재건 계획에 따라 이탈리아 역시 총 12억 400만 달러(1조 5457억 원)의 원조를 미국으로부터 받게 된다. 이때 미국이 이탈리아에 제시한 원조의 조건은 공산주의를 국가 지배세력에서 완전히 배제시키는 것이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이탈리아의 온건 좌파 정당들은 이탈리아공산당과 철저한 거리를 두면서 기독교민주당이 주도하는 빅텐트 안으로 모이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대연정과 함께 기독교민주당의 46년 지배가 시작됐다. 1946년부터 1992년까지 18명의 총리가 27차례 교체됐지만 집권당은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변화의 격랑 앞에서 성장 멈춘 일본과 이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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