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독립이 안돼 죽는다"... 자결 시도한 독립운동가, 그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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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독립이 안돼 죽는다"... 자결 시도한 독립운동가, 그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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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년 10월 25일. 운명의 날이 밝았다. 미군정 청사인 중앙청에 도착한 문일민은 품 속에 있던 면도칼을 꺼내 자신의 배를 갈랐다. 오전 11시 45분경이었다. 이른바 '중앙청 할복 의거'다(관련 기사: 미군정청 앞에서 '할복 의거'... 그의 이름은 문일민이었다 https://omn.kr/216yk ). 
 
그날은 토요일이었다. 오전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던 미군정 직원들은 눈 앞에서 펼쳐진 할복 사태에 놀라 우왕좌왕했다. 갑작스러운 소란에 헐레벌떡 달려온 수위의 눈앞에 문일민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미군정 청사에서 할복 시도... 혼미한 와중에도 '독립을' 외친 까닭

문일민은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서도 '독립을', '독립을' 하면서 독립이라는 단어를 무의식적으로 연발했다고 한다.

당시 상황을 보도한 기사 한 토막을 인용해본다.

"8.15 이후 3년이 되도록 조국의 독립은 안되고 외국인에게 아첨하는 폐풍은 날로 격심해가는 현상에 의분을 금치 못한 나머지 군정청에 가서 군정직원들에게 보아라 하듯이 배를 가르고 자결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즉 지난 25일 오전 11시 45분 중앙청 2층 식당 앞 우편측 통로상에서 국민의회 대의원 문일민씨는 면도칼에 손수건을 감아들고 하복부를 5촌(16.5cm-인용자 주) 가량이나 가르고 자결하였는데 절명은 되지 않았으며 피투성이가 된 가슴 위에는 '문일민 유서(文一民 遺書)'라고 쓴 글발을 남기고 '나는 조선독립이 안 되어서 죽는다'고 가쁜 숨결로 부르짖고 있었다.

때마침 토요일로 퇴청 중에 있던 군정청 직원들은 이 처참한 광경에 놀라 한때 혼란을 일으켰으나 경무부 수사국에서 출두하여 12시 10분 적십자병원으로 입원시켜 응급치료 중에 있으나 다수의 출혈로 그 생명은 위독한 상태에 있다." - <독립신보> 1947.10.26.

전대미문의 중앙청 할복 사건에 언론 역시 해당 사건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문일민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절명했다고 오보를 내기도 했는데, 당시의 급박하고 혼란스러웠던 상황을 보여준다.

문일민의 품 속에서는 여러 통의 유서가 발견됐는데, 그중에는 직접 쓴 한시(漢詩)도 한 수 있었다. (다른 유서 내용은 본 연재 21부 참조)

救國救民之熱血 구국구민의 뜨거운 피
千秋萬代之情神 천추만대의 정신이라
義意至誠之死者 의로운 뜻과 지극한 정성으로 죽는 자
絶命肉體之不死 육체는 죽되 죽지 않으니
愛國愛民之烈士 애국애민의 열사로다
後世子孫之敎育 후세 자손들에게 교육하노니
派黨爭鬪之根本 파당쟁투의 근본은
亡國滅族之害毒 망국멸족의 해독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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