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수 박스 주문했는데 테이프 떡칠한 물품이 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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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수 박스 주문했는데 테이프 떡칠한 물품이 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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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냉동식품이나 음료수 박스를 주문했는데 여기저기 테이프로 덕지덕지 붙은 물품을 받은 일이 있는가? 당연히 물건을 보낸 곳에서부터 그렇지는 않았을 것이다. 요즘은 고객이 물건을 주문하면 빠르면 다음 날, 늦어도 이틀 후면 도착한다. 그러나 고객에게 도달하기까지는 꽤 여러 경로를 거친다.

중요한 것은 모든 경로마다 크고 작은 차량에 넣고 빼고 다시 옮기는 과정에서 접은 손수건 만 한 작고 가벼운 물건에서 요즘 유행하는 안마의자처럼 크고 무거운 물건까지 같이 쌓는다는 것이다. 포장지 한 장에 쌓인 얄팍한 서류부터 물기를 가득 머금은 냉동, 냉장 식품류까지 한데 모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상차, 하차와 적치는 우리 기사와는 전혀 다른 소위 '까대기' 전문 알바에 의해 진행된다. 그 과정에서 금가고 깨지고 이물질이 묻고 내용물이 튀어나와 따로 돌아다니기도 한다. 그런 물건들이 매일 아침 배송을 위해 대기하는 우리 기사들에게까지 도달하는 것이다.

장마철에는 비에 절어 흐물흐물해진 박스가 오기도 하고, 아이스박스가 깨져 국물이 흐르거나 아예 내용물이 덜렁덜렁해져 오기도 한다. 그럴 때면 국물이나 이물질이 택배 기사에게도 묻어 그날은 냄새와 함께 배달해야 한다.

그때부터 택배 기사는 봉합수술에 들어간다. 일단 상태를 보고 수술로도 살아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사진으로 증거를 남겨 파손 처리하고 발송지로 되돌려 보내거나 폐기한다. 그러나 웬만하면 수술을 거쳐 살려낸다. 단지 포장재만 파손된 경우는 내용물만 잘 넣어 테이핑하면 되지만, 내용물까지 손상된 경우가 적지 않다. 그걸 잘 파악하고 어떻게 할지 판단해야 한다.

포장재에 물기가 묻은 경우는 항상 예민해진다. 속 내용물이 터져서 국물이나 수분이 흘러나온 것인지, 아니면 얼었다가 녹아서 결로가 생긴 것인지 또는 다른 물건의 물기가 묻은 것인지, 심지어 빗물인지 분석에 들어간다. 냄새도 맡아본다. 이 정도면 형사가 따로 없다.

검토를 거쳐 봉합이나 수습이 필요한 경우 수술에 들어간다. 깔끔한 성격의 내 동료는 원래 박스 상태보다 더 견고할 만큼 탄탄하고 깨끗하게 테이핑을 한다. 나는 그렇게까지는 안 하고 형체만 보존한다. 그래서 택배기사는 자격증은 없지만, 물품 외과수술 전문의다.

택배는 모든 물품을 무작위로 쌓아 올려 배송하는 방식

난감한 경우도 있다. 포장재 자체에는 아무런 흔적이 없어 정상적으로 배송했는데, 내용물이 터져(깨져) 있다고 고객으로부터 전화 오는 경우가 드물게 있다. 그럴 때는 황당하다. 물건마다 내용물을 흔들어 볼 수도 없고 우리가 속 내부상태까지 어찌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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