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초교에서 벌어진 일... 덴마크가 부럽습니다

인터넷 뉴스


지금 한국의 소식을 바로 확인해보세요.

S초교에서 벌어진 일... 덴마크가 부럽습니다

sk특종기자 0 368 0 0
"책 꺼낼 기분 아닌데요."

나이 많은 문학 교사 에리크는 소심하고 점잖은 성격이다. 소위 말하는 '만만한 선생님'으로, 학생들은 에리크를 대놓고 무시한다. 안드레아스는 '교사 왕따시키기'에  앞장서는 학생이다. 안드레아스의 책상 위에는 교과서 대신 사탕 봉지가 올려져 있다.

안드레아스는 "선생님, 사탕 드실래요?"라고 물으며 에리크의 얼굴을 향해 사탕을 툭툭 던졌다. 학생들은 마치 다트 게임을 구경하는 것처럼 깔깔 웃어댔다. 아무도 안드레아스를 말릴 생각이 없었다. 웃음거리가 된 에리크는 모멸감을 느끼고 교실을 뛰쳐나온다. 안드레아스는 그를 쫓아서 사탕 던지기를 멈추지 않는다.

"때리지도 못하잖아요. 선생님은 날 못 때려요."

결국 점잖은 교사 에리크도 참지 못하고 폭발한다. 에리크가 안드레아스의 뺨을 때렸을 때, 그 순간을 목격한 사람은 없었다. "곧 다가올 시험에 대해 질문했을 뿐인데 뺨을 맞았다"는 안드레아스의 거짓말을 부모는 곧이곧대로 믿고, 에리크를 아동학대로 고발한다. 안드레아스에 의해 몇 달간 시달려 온 교사 에리크는 이제 아동학대 가해 혐의를 받게 됐다.
IE003183153_STD.jpg
 
학교를 배경으로 한 덴마크 드라마 <리타 시즌2> 제8화의 내용이다. 2012년부터 2020년까지 다섯 시즌에 걸쳐 제작되며 오랫동안 사랑받은 드라마다. 덴마크는 '폴케스콜레(Folkeskole)'라 불리는 의무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의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해당한다.

폴케스콜레 교사인 주인공 리타는 유머러스하면서도 학생들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를 가졌다. 학생들은 리타와 친구처럼 가깝게 지낸다. 하지만 그를 함부로 대하진 않는다. 그런 리타와 에리크는 서로 대비되는 인물이다.

체벌을 금지해서 교권이 추락한걸까

안드레아스는 '누울 자리 보고 발 뻗는' 아이다. 만만한 에리크는 괴롭히고, 만만하지 않은 리타에겐 꼼짝 못 하는 모습을 보인다. 누군가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는 격언이 살아있던 옛날을 추억할지 모르겠다. '사랑의 매' 몇 대면 모든 문제가 감쪽같이 사라졌던 그 시절 말이다. 1967년, 덴마크는 학교 내 체벌을 전면 금지했다. 회초리가 부러지면 '교권'도 꺾이는 걸까?

만약 체벌 금지와 학생인권조례, 학부모 민원이 곧 '교권' 추락으로 이어진다는 논리가 옳다면, 덴마크 교사들의 '교권' 수준은 세계 최악이어야 한다. 덴마크 교육 관련 법은 학부모의 권한을 법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학교는 학생, 교사, 학부모가 민주주의에 기반한 협력 관계로서 운영되어야 한다는 취지이다.

학부모 대표는 최소 연 2회 이상 교사 회의에 참여할 법적 권한이 주어진다. 교사의 수업 방식, 평가 방법, 학급 배정, 동아리 활동, 급식, 모든 학교생활에 있어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다.

물론 이 관계가 언제나 조화를 이루진 않는다. 법은 학부모의 참여 권한을 강조한다. 교사는 학생의 이익을 최선으로 할 직업적 책무가 있다. 학교는 노동자인 교사에게 안전한 근무 환경을 보장해야 한다.
IE003183155_STD.jpg
 
만약 학부모가 비상식적인 요구를 한다면? 예를 들면 '교내에선 설탕이 들어간 식품은 전부 금지해 주세요' 같은 요구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 (<리타 시즌1>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 "설탕이 마약보다 중독성이 강하다"는 신념을 가진 학부모가 등장한다. 리타는 "나는 그런 부모들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교사가 됐다"고 대응한다).

이때 학교와 교사는 '이중구속'에 빠질 수 있다. 그 요구를 따른다면 교사로서 책무를 저버리게 되고, 따르지 않는다면 학부모 참여를 보장하는 법적 요구를 어기게 되는 딜레마다. 이러한 '이중구속'은 덴마크 교육 정책의 새로운 의제로 떠올랐다.

전체 내용보기

0 Comments

인기 동영상



포토 제목

포인트 랭킹


커뮤니티 최근글


새댓글


추천글 순위


섹스킹 파트너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