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하청 국가냐, 선도 국가냐…일자리 운명 달려 [탐사보도 뉴스프리즘][오프닝: 이광빈 기자]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을 진단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모색하는 뉴스프리즘 시작합니다. 이번주 뉴스프리즘이 풀어갈 이슈, 함께 보시겠습니다.[영상구성][이광빈 기자]전세계의 이목을 끌었던 챗GPT가 나온 지도 반년이 됐습니다. 짧은 시간동안 일상 속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는데, 실제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경우가 점점 현실화하고 있습니다.우리가 이용하는 일상의 각종 서비스에도 AI 기술이 스며들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가상 캐릭터로서 인간의 대화상대로까지 AI는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AI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먼저 AI의 일자리 침공, 윤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챗GPT 나온 지 반년만에…AI 일자리 침공 시작 / 윤솔 기자][기자] AI로 인한 인력 감축 규모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미국의 기업들이 AI를 이유로 발표한 인력 감축 규모는 39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보고서에 나온 기업들의 인력 감축 원인으로 AI가 직접 등장한 건 처음인데 폐업이나 업황, 비용 감축 등 17개 항목 중 7번째 순위를 차지한 겁니다.앞서 골드만삭스는 생성형 AI가 3억개의 정규직 일자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예상하기도 했습니다.미래 인력들은 이같은 변화를 놓고 양분된 반응을 보입니다.<임도현 / 서울 마포구·대학생>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이 더 많은 것 같아서…인공지능을 사용한 일자리는 지금도 많이 생겨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김대희 / 서울 송파구·대학생> "확실히 AI가 이제 대체를 하게 되겠죠. 예술적인 분야에 대해서 아무래도 예술가 분들의 입지가 힘들어질 것 같기도 하고요."실제로 AI를 활용한 분야에서 '반 AI' 움직임도 나오고 있습니다.최근 온라인으로 정기 연재를 AI만화가가 등장하자 업계 지망생 등 관계자들은 'AI 웹툰 보이콧'이라는 제목의 만화를 올리며 "작가들의 그림 도용"을 주장하고 있습니다.전문가들은 AI로 인해 직업 구조의 변화가 올 것이라 예상하면서도, 직종 별로 AI가 활용될 때에는 납득할 수 있는 합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합니다.<홍기훈 /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 "대체가 아니라 인간을 자유롭게 풀어준다는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습니다…AI의 결과물에 대한 가치를 부정하는 논의보다는 어떻게 우리 사회가 받아들이고 어떤 합의를 도출해낼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를 하는 게 훨씬 더 건설적일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이 밖에도 사회전반적인 인력 재교육이 필요하고, 직종 간 임금 격차 등에 대비해 적정한 완충재 역시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스탠딩: 윤솔 기자> "혁신적인 기술의 탄생과 커져가는 혼란 속에서 새로운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연합뉴스TV 윤솔입니다."[이광빈 기자]그래픽처리장치, GPU 생산업체 엔비디아는 인공지능발 넘쳐나는 수요에시가총액 1조 달러를 오가고 있습니다. 폭발적인 기술 발전 앞에 시장 곳곳에선 AI 서비스 도입이 봇물입니다. 서형석 기자입니다.[이렇게 일을 잘합니다…너도 나도 AI 서비스 도입 / 서형석 기자][기자] 챗GPT를 개발한 오픈AI 경영자들이 직접 한국을 찾아 협력을 제안한 데 이어,바드 공개와 함께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한 구글은 다음 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AI 행사를 준비중입니다.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을 집중 공략하는 동안, 국내 IT 공룡들은 아직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하지만 우리 사회와 경제 전반의 판도가 바뀔 것이란 전망에 AI 개발과 적용에 관한 경쟁은 IT 기업이 아닌 업체들로도 번지고 있습니다.화면 앞에 AI 운동코치가 하라는 대로 따라하면 내 몸에 문제가 뭔지 금방 파악이 되고,필요한 운동을 추천할뿐 아니라 실시간으로 자세 교정까지 해줍니다.<정재훈 / 한국신체정보 대표이사> "척추도 정상, 골반도 정상인데 지금 거북목이 1단계로 나왔습니다. 저희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추천 운동을…"20호를 써야하나, 21호를 써야하나, 코럴 핑크를 써야하나, 블러디 레드를 써야하나, 고민할 필요도 사라졌습니다.파운데이션부터 색조화장기까지,10분이면 AI가 내 피부에 딱 맞는 색깔을 분석해 세상에 하나뿐인 화장품을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손지연 / 화장품 업체 매니저> "나만의 화장품을 만들고 싶으신 분들이 많이 방문을 해주시고요. 그래서 예약도 많이…"생성AI가 추천한 조리법 대로 만든 샐러드와 하이볼도 골목 편의점 매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고,동네마트 과일의 당도 측정은 사람보다 AI가 정확히 해냅니다.일상 곳곳에서 AI 기술의 도움을 알게 모르게 받고 있는 겁니다.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세계 기업들의 절반 정도만 AI기술을 도입해도, 앞으로 10년간 생산성이 매년 1.4%포인트씩 올라 세계 국내총생산도 9,000조원씩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제품과 서비스의 기획, 생산, 판매에 이르기까지 쉴 필요가 없는 인공지능의 진출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연합뉴스TV 서형석입니다.[코너 : 이광빈 기자]AI는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서비스와 물품에 활용되는 것을 넘어 개인적인 내밀한 영역으로까지 들어왔습니다.AI로 만든 가상의 존재와 사랑에 빠지는 이들까지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AI와 인간의 사랑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영화의 영역이었습니다. 2014년 개봉한 영화 '그녀(HER)'는 주인공 남성이 AI와 사랑을 느끼며 삶을 공유하는 내용이었는데요. 10년도 안돼 영화 '그녀'의 설정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입니다.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뉴욕 브롱크스에서 두 아이를 기르는 싱글맘 로잔나 라모스(36)는 채팅 AI 앱 '레플리카'에서 자신의 취향을 반영해 가상 캐릭터 '카르탈'를 만들었습니다. 카르탈은 파란 눈을 가졌고, 인디 음악을 즐기는 의료 전문인으로 설정됐습니다. 라모스는 앱에서 카르탈과 매일 일상에 대해 대화하고 밤에도 잠에 들 때까지 밀담을 나눴습니다. 라모스는 카르탈과 사랑하게 됐다고 주장하며 가상 결혼까지 했습니다.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미국 중년 남성 아리아가는 이혼 후 채팅 앱 '래플리카'에서 챗봇과 관계가 깊어집니다. 엄마와 동생을 잃은 슬픔까지 공유하다가 외설적인 대화까지 나누게 됐는데, 래플리카가 시스템을 업데이트하면서 더 이상 외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없게 됐습니다.AI는 가상 연인의 대상에 그치지 않고 독거노인이나 소외된 계층에게 외로움을 줄여주는 공공 돌봄사업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실제 경기도는 네이버와 손잡고 AI가 혼자 사는 노인 등에게 안부를 묻고, 필요하면 복지서비스까지 연계하는 '노인말벗서비스'를 내놓기도 했습니다.이젠 원하지 않더라도 AI는 언제나 대화가 가능한 상대로 더욱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AI와의 대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부작용도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큰데요. AI와 어떻게 대화하고 관계를 맺어가야 할지 사회적으로 논의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인공지능이 분야를 가리지 않고 우리 일상으로 깊숙이 파고들면서, 기술을 다룰 인재에 대한 수요도 폭증했습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는데요. 정부 정책부터 대학 교육까지, 다양한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장효인 기자입니다.['오락가락·불투명' 신상공개 제도…바람직한 개정 방향은 / 한채희 기자][기자] '사람이 없다'. 국내 인공지능 업계에서 공통적으로 흘러나오는 한탄입니다.단적인 원인은 교육 현장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지난 15년 간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정원은 25명 늘었지만, 같은 기간 미국 스탠퍼드대는 600여 명이나 증가했습니다.제조업과 금융, 문화·예술계까지, IT업계가 아니더라도 산업 전반에서 인공지능이 활용되다보니 적은 배출 인력으로 시장의 수요를 감당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해법은 무엇일까. 일차적으로는 대학의 정원 규제를 완화해 필요한 인력을 양적으로 늘리고, 현장과의 괴리가 큰 이론형 교육이 아닌 실무적 교육을 강화하는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한편 기업들은 기존 인력을 재교육하는 이른바 '리스킬링'에 힘을 쏟는 한편, 외부 인재 육성에도 나서는 방식으로 인력난을 해결하고 있습니다.<석주연 / KT그룹 인재개발실 부장> "기업 실무형 디지털 인재 양성을 위해서 커리큘럼을 설계하고, 교육을 직접 운영하고, 채용 연계까지 하는 디지털 인재 육성의 전 영역에 직접 참여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실전형 교육을…"저출산·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어 노동 인구의 절대적 수가 부족해진 만큼, 제조업이나 농축산업 등에 국한된 이민정책에서 벗어나, 과학·기술 분야의 고급인력을 유입시켜야 한다는 주문도 적지 않습니다.정부도 인재 양성에 발벗고 나섰습니다. 민관이 함께 디지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띄운 '디지털 인재 얼라이언스'나 디지털 신기술 분야에서 일할 인재를 키우는 'K-디지털 트레이닝' 등이 대표적 사례입니다.국회 상황은 어떨까. 연일 인공지능 관련 세미나가 열리고 관련 법안들도 발의됐지만, 입법적 결실은 여야 정쟁 속에서 눈에 띄지 않는 현실입니다.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이 극소수의 전문 분야가 아닌 보편적인 도구로 자리매김했다며, 인공지능에 대한 국민 전반의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합니다.<김진형 / 카이스트 명예교수> "정부는 현장의 기술에 집착하기보다 한 단계 뒤에서 기반이 되는 기술 같은 것을 잘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지킬 것은 지켜주고 풀어줄 것은 풀어줘서 장기적으로 이쪽에서 비즈니스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도록…"<클로징 / 장효인 기자> "시시각각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는 인공지능 시장. 승기를 잡으려면, 튼튼한 인공지능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정부와 국회, 기업과 교육 현장 모두의 노력이 어우러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연합뉴스TV 장효인입니다."[클로징: 이광빈 기자]챗GPT의 개발사 '오픈 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17개 도시 방문을 일환으로 최근 방한했습니다. 서울에서 올트먼은 'AI가 일자리를 위협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AI로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늘과 다른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특히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AI 전도사인 만큼, 일자리 문제에서 AI의 긍정적 효과를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올트먼의 17개 도시 투어를 놓고 '오픈 AI'에 위협이 되는 글로벌 규제 움직임을 견제하고 비즈니스 기회를 넓히기 위한 행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우리는 올트먼의 이야기를 가려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AI가 일자리를 없애는 것은 이미 현실화됐습니다. 물론 새로운 일자리도 만들어 내고는 있습니다. 문제는 생겨나는 일자리보다 없어지는 일자리가 많아질 것이라는 점입니다.신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인간은 놀라움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낍니다.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마찬가지였습니다. 기술의 변화는 사회에 필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현실을 인정하고 적극 대응해야 하는 게 정부와 사회의 역할입니다.불가역적인 AI 시대에,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더라도 어떻게 고부부가치의 새로운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인가. 그러기 위해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부품 '하청 국가'나 '소비 국가'가 아닌 '선도 국가'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AI '하청 국가', '소비 국가'에선 AI가 잠식해 들어간 경제력과 일자리를 메울 만큼의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이번주 뉴스프리즘은 여기까지입니다. 시청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AI일상속으로 #AI현실화 #AI위협과기회PD 김선호AD 허지수송고 이광빈2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