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기자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발언을 하는 모습./사진=임한별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기자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발언을 하는 모습./사진=임한별 기자

9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6%를 기록한 가운데 한국은행이 고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물가를 잡기 위해선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고육지책이다.

한국은행은 5일 오전 이환석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 회의'를 개최하고 소비자물가는 상당 기간 5~6%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물가 상승률은 1월 3.6%에서 2월 3.7%로 올라선 뒤 3월에 4.1%, 4월에 4.8%, 5월에 5.4%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후 6월과 7월엔 각각 6.0%, 6.3% 올라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최고치를 나타낸 뒤 8월(5.7%) 상승세가 둔화한 바 있다.

이 부총재보는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5.6%)은 석유류 가격 오름폭이 축소되면서 전월(5.7%)보다 소폭 낮아졌다"면서도 "근원물가는 외식 등 개인 서비스 품목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근원물가는 7월 3.9%에서 8월 4.0%, 9월 4.1%로 상승했다. 또 기대인플레이션도 4%대의 높은 수준을 지속해 7월 4.7%, 8월 4.3%, 9월 4.2%를 기록했다. 이에 소비자물가는 상당 기간 5~6%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환율이 오르면 원자재 등 수입 물가를 끌어올려 물가 상승을 압박하는 요인이 된다. 한은은 환율이 1% 오르면 물가 상승률은 0.06%포인트 높아진다고 추정했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화 강세 여파에 지난달에만 연고점을 11번이나 갈아치웠다. 지난달 22일 금융위기 후 13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1400원을 뚫었던 환율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1440원대마저 돌파했다.

그는 "향후 물가 전망경로 상에는 러-우 전쟁 전개 양상, 글로벌 긴축기조 강화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높은 수준의 환율, 주요 산유국의 감산 규모 확대 등이 상방리스크로 잠재해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2일 기준금리를 0.5% 올리는 빅스텝을 밟을 전망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면 기준금리는 2.5%에서 3%로 올라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