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맞고, 머리 찧고... 그래도 이 여행 소중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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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맞고, 머리 찧고... 그래도 이 여행 소중했던 이유

여행매거진 0 295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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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여행이란 개념이 있다.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여행, 지역에 도움이 되는 여행, 윤리적 소비 여행, 여행지의 사람과 문화를 존중하는 여행. 고마움을 표현하는 여행. 현지인과 관계를 맺는 여행 등을 통상 뜻한다.
 
잼버리 국제대회로 나라 안팎에서 걱정과 안타까움이 줄을 잇는 가운데, 지난 7월 말 내가 참가했던 공정여행에 대해 소개할까 한다. 교사들이 주축을 이룬 여행이다.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비행기 티켓팅부터 현지 숙소 예약까지 직접 한다. 참가 경비의 10% 정도를 갹출하여 이주노동희망센터에 기부한다.

7월 23일~8월 1일까지, 우리 부부가 참여한 함께 몽골 여행에서는 참가자가 총 40명이었다. 전체를 꾸리고 진행하는 2명의 참가비와 운영비를 제외하고 무려 760만원 정도의 기부금을 해당처에 기부할 수 있다고 한다.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고 1년에 두세 번 여행을 실행해왔음을 감안하면 훨씬 더 많은 금액을 기부했을 것이다. 그 단체의 이름은 베캄 원정대다.
 
베트남-캄보디아 여행 때 '기부금을 모아 베트남에 학교를 짓자'고 결의한 데서 이름을 딴 베캄 원정대의 여행 스타일은 고행(苦行) 수준이다. 육지 이동을 고집하기 때문에 웬만한 거리는 대부분 육로로 다닌다. 여행국가에 따라서 차이는 있지만 하루 10~20km 걷기는 보통이고, 땅덩어리가 넓은 나라에서는 지역 이동을 버스나 철도에 의존한다.

후줄근한 숙소도 베캄 원정대의 한 특징이다. 전문 가이드가 함께 하지 않기 때문에 단순히 인솔자만 있을 뿐이다. 사전 조사를 조금 더 치밀하게 했다는 것밖에 인솔자와 참가자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 물론 해당국가를 여러 번 방문했을 경우에는 사정이 조금 낫다.
 
2003년부터 이 단체의 활동이 시작되었다고 하니 어언 20년이 됐다. 싱가폴-말레이지아-태국 여행을 필두로 하여 베트남-캄보디아, 터키, 중부유럽, 바이칼-몽골 등 횟수와 규모가 점점 커졌다. 처음엔 교사만이 대상이었는데, 회가 거듭될수록 참가자의 폭이 넓어졌다. 교사의 식구나 부모형제, 지인들까지 신청할 수 있다.

2006년에 현재의 직함인 베캄 원정대라는 명칭을 쓰면서 2007년 캄보디아 시엠립 지역에 6000달러를 기부하고, 이후 배트남 지역 학교 설립을 위해 기금 적립을 하다가 2012년부터 이주노동희망센터로 기부처를 옮겼다. 이주노동희망센터의 사업중 하나에 학교건립프로젝트가 들어있기 때문이었다.

늘 인기 많았던 이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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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행을 처음 기획한 것은 당시 전교조 후생복지사업부장이었던 김영국선생님에 의해서였다. 전교조 복지사업의 일환으로 해외문화탐방을 기획했다고 한다. 그 직책을 떠난 다음에도 선생님은 이 사업을 진행하셨다. 특히 선생님이 퇴직을 하신 다음부터는 학기 중에도 진행되었다. 성수기가 아닌 때의 가성비는 더욱 높았다고.

보통 공고를 하면 일주일도 안 되어 모집인원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단다. 대외적으로 광고가 없었음은 물론 전교조 조직 내에서도 베캄원정대의 존재에 대해 크게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입소문을 통해서만 모였음에도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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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필자가 참여한 몽골문화탐방은 7월 23일 새벽에 출발, 8월1일 이른 새벽에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8박 11일의 일정이었다. 한밤중에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몽골의 징기즈칸 공항에 도착 후, 낡은 관광버스를 타고 고비사막을 향해 남서쪽으로 달렸다. 관광버스를 타자마자 몽골 가이더가 "안전벨트를 하세요" 하며 자리를 살펴주었는데, 아무리 찾아도 벨트의 반대편 고리가 없었다. 나만 그러한 게 아니었다.

그래서 다음부터는 가이더가 안전벨트를 하라는 말 자체를 하지 않게 되었고, 비포장도로를 주로 달렸던 우리는 그 탓에 의도치않게 좌석에서 콩콩 뛸 수밖에 없었다. 뛰는 정도가 심해 머리 위 선반에 머리를 찧은 분도 계셨고, 갑자기 쏟아지는 비가 차 안으로 들어와 차 속에서 비를 맞는 체험(?)을 하신 분도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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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나라 여행을 하면서 돌발적인 상황을 무수히 경험한 적이 있는 나였지만 몽골 고비사막의 다이나믹한 상황은 상상을 초월했다. 며칠이 지난 다음, 일행 분들이 말씀하셨다. "폐차 직전의 그런 고물버스가 아니고는 몽골 고비사막에서 수지를 맞출 수 있는 관광버스가 없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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