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말은 과연 억울한 누명을 쓴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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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말은 과연 억울한 누명을 쓴 것일까

sk연예기자 0 271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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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경남 창원시 명서동의 한 주택가 골목길에 주차된 택시 안에서 처참한 시신이 발견됐다. 피해자는 택시기사 강선길(가명, 당시 58세)씨로 자신이 운전하던 택시 뒷좌석에서 살해당하여 유기된 상태였다. 경찰은 수사 끝에 4개월 만에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외국인 3명을 범인으로 체포했고 모두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14년이 지난 2023년, 한 통의 편지가 SBS 제작진에게 도착했다. 택시기사 강도살인의 범인 중 한 명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14년째 복역중이던 아크말이 "자신은 범인이 아니고, 모든 것은 강압수사에 따른 허위자백"이었다는 주장을 담은 내용이었다. 반면 수사를 담당한 형사들은 강압이나 폭행은 전혀 없었다며, 아크말의 주장이 허무맹랑한 소설이라고 반박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7월 22일 방송된 SBS 시사고발 <그것이 알고싶다>는 '살인자의 자백 그리고 아크말의 고백'이라는 부제로 14년 전 벌어진 창원 서부 택시기사 살인 사건을 추적했다.
 
피해자인 강씨는 성실한 인품으로 동료 택시기사들 사이에서도 평판이 좋았다고 한다. 그런 강씨의 운명을 바꾼 범행일은 2009년 3월 24일 밤이었다. 범인은 강씨의 택시에 손님으로 위장으로 탑승했다가 피해자를 기습하여 공격하고 살해한 것으로 추정된다.
 
강씨의 시신에서는 커터칼에 목 혈관이 절단되는 치명상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고, 목에는 끈으로 졸린 삭흔과 손에는 방어흔들이 남아 있었다. 차 내부와 주변에서는 범행도구로 추정되는 공업용 커터칼이 발견되었으며 깨진 유리병 파편들과 혈흔이 곳곳에 흩뿌려져 있었다. 사건은 '창원 서부 택시기사 살인사건'으로 불리우며 이후 창원 지역 주민들과 택시기사들 사이에서 한동안 충격을 안겼다.

경찰은 4개월 후인 그해 7월, 창원시 용호동에서 또다른 택시 강도사건을 벌인 용의자 3명을 검거한다. 범인들은 새벽에 택시에 승차해 시외지역으로 가자고 한 뒤, 기사를 위협해 트렁크에 감금하고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출금했다. 다행히 피해자는 강씨와 달리 목숨을 건졌고 가까스로 탈출하여 경찰에 신고하면서 범인 3명을 체포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모두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외국인들이었다.
 
경찰은 '택시기사를 노린 강도 사건'이라는 점과 범행장소가 그리 멀지 않은 인근이었다는 점에서, 강씨 살인사건과의 연관성에 주목했다. 그리고 경찰은, 3인조 중 유일하게 창원에서 생활했던 보조로프 아크말이라는 인물을 강씨를 살해한 진범으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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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말은 지난 2007년 유학비자를 받아 학생신분으로 처음 한국에 입국했다. 하지만 생활고로 인하여 취업을 해야했고, 불법체류자 단속이 강화되면서 실직하여 곤궁한 상황에 몰렸다. 경찰은 아크말이 생계가 곤란해지자, 돈을 마련하려고 강도 살인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아크말은 자신은 용호동 택시강도 사건이 처음이었고, 강씨 살인사건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아크말은 한국 형사들이 체포 이후부터 줄곧 강압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자신을 위협하고 폭행하는가하면, 잠도 재우지 않고 조사를 이어갔으며 그가 한국말이 서툰 것을 이용하여 진술을 유도하고 살인 혐의를 인정할 것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아크말 측에 따르면 형사들이 "혐의를 시인하면 2년 후 우즈베키스탄으로 돌려보내 주겠다"고 회유하며 자신을 속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거듭된 폭행과 협박에 두려웠던 아크말은 형사들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고, 그들이 원하는대로 말을 맞춰서 모든 내용을 외워서 검찰과 법정에서까지 거짓진술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아크말은 현재 천안교도소에서 14년째 복역중이다. 아크말은 복역기간 동안 신문과 사전으로 한국말을 배워서 여러 변호사나 방송사에서 편지를 보내어 자신의 무고함을 호소했지만, 번번이 무시나 거절을 당하여 좌절했다고 한다.
 
아크말의 편지를 받은 사람중 한 명이 바로 박준영 재심전문 변호사였다. 아크말은 지난 2021년, 재심으로 30년 만에 무죄 판결을 이끌어낸 '낙동강변 살인사건'의 뉴스를 보고 박 변호사에 연락했다고 한다. 박 변호사는 굳이 아크말의 사건을 맡기로 결정한 이유에 대하여 "DNA나 지문같은 유력한 정황 증거가 발견되었다면 이 사건을 관여 안 했을 것이다. 그런데 '자백' 외에 현장에서 발견된 게 하나도 없다"며 의구심을 제기했다.
 
당시 사건을 맡았던 형사들의 입장은 어떨까. 아크말을 수사했던 J형사와 K형사(가명)는 창원 택시기사 사건을 해결한 주역으로 꼽힌다. 그들은 "수사에 조금이라도 강압은 없었다. 폭행이나 고문도 없었다. 오로지 형사의 직감능력이다"라며 아크말의 주장을 단호하게 부인했고, 그가 여전히 강씨 살인사건의 진범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다만 형사들은 아크말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편법적인 수단을 동원했음은 인정했다. J형사는 "아크말이 한국어를 잘한다. DNA가 확보된 게 있어서 네 DNA와 확인해볼 거다라고 이야기했더니 그제야 눈물을 흘리며 자백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K형사는 "불법체류자였던 그의 누나를 추방하겠다고 겁을 주니까 울면서 잘못했다고 하더라"라고 밝혔다. 형사들은 이를 수사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하는 피의자를 상대하기 위한 '꼼수', '기싸움' 정도로 설명했지만 바꿔말하면 거짓말과 협박으로 자백을 유도한 것은 시인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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