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으로 중무장한 영화 '바비'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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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으로 중무장한 영화 '바비'의 한계

sk연예기자 0 282 0 0
* 이 글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완벽한 세계 바비랜드에서 매일 같이 평화로운 일상을 누리던 '전형적인 바비'(마고 로비). 어느 날 바비는 갑작스럽게 변한 자기 자신을 깨닫는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죽음'에 대해서 고민하고, 하이힐을 신기 위해 까치발이었던 발이 평발은 됐으며, 다리에는 셀룰라이트가 생겼기 때문. 

이에 전형적인 바비는 이상한 바비를 찾아가 해결책을 구한다. 현실에서 자신을 가지고 노는 여자아이에게 변화가 생겼으니, 현실 세계로 넘어가 그 아이를 직접 만나라는 것. 이에 전형적인 바비는 현실 세계로 넘어 가 사태를 바로잡고 다시 완벽한 바비가 되려 한다. 그녀 없이는 삶의 목적을 찾을 수 없는 '켄'(라이언 고슬링)과 함께. 

영화와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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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은 "영화는 메시지를 담는 도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어떤 영화든 메시지가 있으면 좋지만, 메시지는 영화의 아름다움을 통해 자연스럽게 전해져야 한다는 의미다. 그렇지 않은 영화는 선동을 위한 프로파간다와 다를 게 없기 때문. 즉, 영화는 일단 흥미로워야 한다. 그래야 감독, 작가, 배우 등이 심어 놓은 메시지도 가랑비에 옷 젖듯이 잘 전달될 수 있을 테니까.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성 감독인 그레타 거윅은 위의 예술관에 부합하는 여성 감독이었다. 거윅의 영화는 주로 페미니즘 메시지로 무장했다. 하지만 영화적 재미를 놓치지는 않았다. 전작인 <작은 아씨들>만 봐도 그렇다. 거윅은 고전 소설의 매력을 한껏 살리면서 그 안에 핵심적인 목소리를 물 흐르듯 담아냈다. 어떤 모습의 삶을 살든 여성들의 선택을 있는 그대로 존중해야 한다고. 

그레타 거윅의 신작 <바비>는 반대다. 화려한 분홍빛 바비랜드는 여러 메시지로 가득하다. 가부장제를 깨뜨려야 한다, 현시점 페미니즘은 문제가 있다, 백래시를 극복해야 한다, 남성에 대한 역차별도 해결해야 한다. 제각기 자기주장이 가장 중요하다며 일방적으로 목소리를 높인다. 메시지를 쏟아내기 급급하다. 그 결과 이 야심차고 화려한 영화는 점차 지루해진다. 마치 대학 교양 강의를 듣는 듯한 인상까지 남는다.

바비랜드, 바비가 바꾼 세상

첫 장면부터 <바비>는 야심을 드러낸다. 바비 인형의 명암을 조명하고, 바비의 이상적인 의미를 찾아내겠다고 선언한다. 우선 <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를 오마주한 오프닝은 바비의 등장이 끼친 긍정적인 영향력을 상기시킨다. 아기 인형을 가지고 놀면서 엄마라는 꿈만 꿔야 했던 여자 아이들. 그들은 바비를 만난 이후 엄마가 아닌 다른 삶도 살 수 있다고 깨닫는다.  

전 세계의 분홍색 페인트를 모두 가져다 쓴 '바비랜드'는 여성의 가능성이 완전히 꽃 피운 세상을 보여준다. 작가, 대통령, 대법관, 우주비행사, 과학자 바비 등 여성이 주도하지 않는 분야가 없다. 바비랜드에서는 인종과 피부색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모두 같은 바비일 뿐이다. 그들 스스로도 세계를 더 완벽하게 만들었다고 자화자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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