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은 늙어간다… 60세 이상 근로자 21% 넘어 사상 최고
이달 중순 찾은 수도권의 1500가구 규모 A아파트 공사 현장에서는 콘크리트 타설전 틀(거푸집)을 조립하는 형틀 작업이 한창이었다. 한 동(棟)에 대략 스무명 정도가 작업하고 있었는데 상주하는 한국인이라곤 감독관 한 명 뿐이었다. 감독관이 한국말로 지시하면 한국어를 알아듣는 베트남 근로자가 동료들에게 자국어로 전달했다. 쉬는 시간이 되자 베트남 근로자 4명이 구석으로 이동해 담배를 피웠고, 조선족으로 보이는 근로자들은 개인 보온병을 들고 식당으로 걸어갔다. 현장 곳곳에는 ‘비상대피로’ ‘안전주의’ 등의 문구가 한글,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등 4개 나라 언어로 쓰여 있었다. 세계적 관광지에서나 볼 수 있는 다국어 안내판들이었다. 현장 소장은 “하루에 500명 정도 인력이 투입되는데, 80%가 외국인이고 나머지 한국인은 모두 50대 이상이며, 60대 이상이 점점 늘고 있다”며 “대한민국 아파트 공사현장 대부분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