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귀' 오정세 삼키려던 공포의 어둑시니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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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귀' 오정세 삼키려던 공포의 어둑시니 정체

sk연예기자 0 274 0 0
SBS <악귀>는 한국 전통의 민속신앙을 하나씩 보여준다. 제8회 방송에서는 20세기 중반 들어 많이 잊혀진 추억의 요괴를 소환했다. 어덕서니·아독시니·아둑시니 등으로도 불리는 어둑시니라는 요괴가 그것이다.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간 악귀의 실체를 파헤치는 민속학 교수 염해상(오정세 분)은 지난 15일 제8회 방송에서 일대 모험을 시도했다. 악귀가 출현하는 지방에 가서 그곳 장승 앞에 선 염해상은 자기 손에 칼을 그었다. 그런 뒤 그 피를 장승에 묻혔다. 악귀의 정체에 다가서기 위한 그 나름의 시도였다.
 
잠시 뒤 방송은 장승 앞에 쓰러져 있는 염해상 쪽으로 주민들이 달려가는 장면을 보여준다. 뒤이어 염해상이 멍한 표정으로 방바닥에 앉아 있고 나이든 동네 여성이 밥을 떠주는 모습이 나온다. 여성은 "혼이 나갔네! 뭐라도 먹어야지 어떡해!"라며 안타까워하고, 염해상의 앞에는 검은 연기가 천장에서 벽면으로 번지는 광경이 펼쳐진다.
 
그 방에는 귀신을 볼 수 있는 또 다른 여성이 있었다. 그는 그것이 어둑시니라며 "어두운 곳을 계속 바라보면 그 어둠이 점점 커져. 결국 그 어둠에 깔려 집어삼켜져 버리지"라고 말한다. 그런 뒤 "내 딸을 죽게 만들더니 결국 염 교수도 똑같이 귀신한테 당하네"라며 자리를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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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 등장하는 어둑시니
 
요즘은 거의 회자되지 않는 어둑시니라는 단어는 1936년에 발표된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 나온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왼손잡이 행상인 허 생원이다. 장돌뱅이로 불리는 그는 이십 년이 넘도록 봉평장만큼은 빼놓지 않고 꼬박꼬박 방문했다. 봉평은 젊은 시절 그가 메밀꽃 하얗게 핀 달밤에 우연히 만난 처녀와 물레방아간에서 하룻밤을 지새운 추억의 장소다.
 
허 생원은 장터를 돌아다니는 중에 동이라는 아들뻘 행상을 만나게 된다. 그는 동이가 왼손잡이라는 것과 동이의 외가가 봉평에 있다는 것과 동이가 의붓아버지 밑에서 고생하다가 가출한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착찹한 감회에 사로잡힌 허 생원은 동이 어머니가 현재 살고 있다는 제천으로 발길을 돌린다.
 
어둑시니는 허 생원이 동이의 손을 유심히 바라보는 장면에서 언급된다. "나귀가 걷기 시작하였을 때, 동이의 채찍은 왼손에 있었다"라며 "오랫동안 아둑시니 같이 눈이 어둡던 허 생원도 요번만은 동이의 왼손잡이가 눈에 띄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 <메밀꽃 필 무렵>은 묘사한다. 혈육의 정이 일시적으로 시력을 강화시켜주는 인상적인 장면을 스케치하는 대목에서 어둑시니가 언급됐던 것이다.
 
1981년 9월 18일자 <조선일보> 12면 우단에 실린 소설가 김문수의 선운사 여행기에서도 어둑시니가 비슷하게 언급됐다. 소설가가 "호남의 금강산"이라는 도솔산(선운산)에 위치한 선운사행 막차를 탄 것은 오후 6시 50분이다. "선운사 입구"라는 간판 글씨가 버스 헤드라이트에 비치고 뒤이어 "1박 7천 원의 호텔(분명히 호텔이었다)"에 들어가기 직전은 "밤 여덟 시가 훨씬 기운 시간"이었다.
 
소설가는 이 대목에서 어둑시니를 언급한다. "별자리는 머리 위에 턱 없이 가까웠고, 저만큼 어둑시니처럼 시커멓게 버티고 선 어느 산자락에선가 두견이 '솥 적다'고 풍년을 성화한다"고 묘사했다. 이효석은 시력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 상태를 어둑시니로 부르고, 소설가 김문수는 시커먼 산자락을 보고 어둑시니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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