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결혼에 관심 없는데... 제가 이상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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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결혼에 관심 없는데... 제가 이상한 걸까요?

sk연예기자 0 274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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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의! 이 글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01.
보통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특별하지 아니하고 흔히 볼 수 있음. 또는 뛰어나지도 열등하지도 아니한 중간 정도. 어떤 뜻인지는 알 것 같지만 바라보고 있으니 어쩐지 아득해지는 기분이 든다. 뛰어나지도 않고 열등하지도 않다는 건 어떤 것일까? 이 단어를 삶이나 인생의 앞에 가져다 놓으면 그런 삶을 살 수 있게 되는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그 삶의 기준은 남들처럼 뛰어나지 않은 생활에 두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남들보다 열등하지 않는 삶에 두어야 하는 것일까? 이런 방향을 알 수 없는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해서 쏟아져 나온다. 보통은 쉬우면서도 참 어렵다.

그런 보통의 인생에 대한 고민조차 허락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삶도 때론 존재한다. 자신은 벌써 어떤 방식의 삶을 살아가야 할지 선택을 끝내고 확고한 걸음을 걷고 있는데도 제 삶의 바깥에서부터 개입해 오는 타인의 말과 시선이 끊이지 않는 이들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카스미의 인생이 그렇다. 이제 서른이 되는 딸의 결혼을 어떻게든 성사시키기 위해 말도 없이 맞선을 잡아오는 엄마와 언니의 성적 정체성을 의심하며 상처가 되는 말을 서슴지 않는 동생, 그리고 자신의 솔직한 표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주변 사람들의 모습은 모두 그녀가 자신이 선택한 모양대로 살아가지 못하도록 하는 돌멩이가 되어 파문을 일으킨다.

영화 <보통의 카스미>는 연애 경험은 커녕 성적 끌림조차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는 카스미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그런 감정이 일어나 본 일이 없기 때문에 우정을 제외한 타인과의 관계를 맺어볼 기회도 의지도 없었던 한 여성. 영화는 그런 인물을 통해 그동안 소재로 쓰인 적이 드물었던 무성애(Asexual)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자 한다.

02.
대부분의 이성애자가 갖고 있는 성적 특징과 다른 종류의 에이섹슈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영화가 주목하고자 하는 지점은 지연된 시점에 있다. 보통의 작품이 성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그들이 성정체성을 처음 경험하거나 아직 인정하지 못한 상태의 혼란스러운 감정을 다루고자 하는 것과 조금 다르다. 극 중 카스미는 자신의 상태를 명확히 인지하고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있는 상태다. 남들과 다른 성정체성을 갖고 있다고 해서 혼란스러워하거나 어려워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한 인물을 심리를 두고 바라볼 수 있는 자리가 개인의 내적인 부분과 외적인 부분 두 가지라면, 영화는 처음부터 캐릭터의 내적인 혼란이나 갈등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나 다름없다.

이제 남은 것은 하나다. 그런 성정체성을 갖고 있는 인물이 그를 대하는 외부 환경과 어떻게 서로 상응하며 나아갈 것인가 하는 문제. 자신이 에이섹슈얼이기에 연애와 결혼에 관심이 없고 앞으로도 그런 삶을 살아가겠다고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과 이 사실을 외부에 알리고 이해시키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까지 나아가는 과정은 완전히 다른 작업에 속한다. 그러니까 영화는, 이제 스스로는 받아들일 수 있는 자신의 성향을 어떤 방식으로 외부에 전달하고 사회를 향해 나아갈 것인지를 지켜보고자 한다.

"연애나 결혼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요."

영화가 카스미라는 인물을 바라보는 이 시선은 당연하게도 사회와 구성원 모두가 갖고 있는 보편성 때문에 당위를 가질 수 있게 된다. 애초에 그녀가 가진 에이섹슈얼이라는 성향이 사회의 보편적인 성정체성 중 하나라거나 결혼을 하지 않고 살아가는 일에 대해서도 이해가 되는 분위기라면 이 작품의 의미는 퇴색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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