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주지 못한 정욱이,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 소아의료체계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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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주지 못한 정욱이,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 소아의료체계 현실

sk연예기자 0 1183 0 0
대한민국의 수도이자 대도시 서울에서 5세 아이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여 사망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사망에 이를 정도의 병도 아니었고, 살릴 수 있는 기회도 많았다. 하지만 아이는 사망 전 구급차에 실려왔을 때도 여러 병원에서 줄줄이 입원을 거부 당하며 골든타임을 놓쳐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수많은 병원과 첨단의료 인프라가 구축된 현대 서울에서, 치료 받을 곳 하나를 찾지못하여 멀쩡한 한 아이의 생명이 허무하게 시들어갈 때까지 이 어처구니없는 비극을 왜 막지 못한 것일까.
 
6월 24일 방송된 SBS 시사고발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열 번의 절망과 80분의 표류 - 정욱이는 왜 지키지 못했나' 편을 통하여 대한민국 소아청소년과 의료 대란의 현 주소를 조명했다.
 
2023년 5월 7일, 119 상황실에는 갑자기 쓰러진 아이의 의식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다급한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구급대는 급히 출동하여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으나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사망한 후였다.
 
아이는 바로 다섯 살 오정욱 군이었다. 또래보다 키도 크고 밥도 잘먹고 이렇다할 병을 앓은 적도 없는 건강한 아이였다.
 
사망 이틀 전,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정욱이는 가족들 및 친구들과 경기도의 한 펜션에서 물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그날 밤부터 정욱이의 체온이 점점 오르며 몸상태에 이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5월 6일, 정욱이는 서울의 이비인후과 병원에서 첫 진료를 받았고 급성 기관지염(감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정욱이를 진료했던 의사는 그때만해도 열이 나고 기침이 나는 정도의 일반적인 증상이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진료를 마치고 외가로 돌아온 정욱이는 그날 저녁 고열과 기침으로 증상이 더 악화됐다. 정욱이의 엄마는 119에 도움을 요청하여 구급차를 타고 가장 가까운 대형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구급차는 14분 만에 A대학병원에 도착했다. 하지만 해당 병원 측에서는 "장시간을 대기해야 하고 설사 4~5시간을 기다려도 진료를 못 받을 수도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또한 구급대원이 전화로 다른 병원들을 잇달아 수소문했지만 하나같이 "입원은 안 되고 진료만 가능하다"는 조건이 붙었다고 한다.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정욱이의 엄마와 119 구급대는 결국 마지막으로 연결된 B병원으로 이동하여 그나마 아이의 진료만 겨우 받을수 있었다. 이는 구급대원이 당일날 작성한 구급활동 일지 기록에도 남아있다. 이 과정에서 정욱이는 간신히 의사를 만날 때까지 무려 80여 분 가까운 시간을 기다려야했다.
 
정욱이의 병명은 '급성 폐쇄성 후두염(크룹)'이었다. 입원이 불가능했던 정욱이는 총 3차례의 호흡기 치료만 받고 일단 집으로 귀가했다. 하지만 다음날 저녁이 되어 정욱이는 또다시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다급해진 엄마는 전날 찾아갔던 병원 응급실에서 다시 연락했지만 이번에도 '입원은 안 되고 진료만 가능하다'는 답을 들어야했다. 엄마가 진료라도 받기 위하여 병원에 갈 채비를 하던 와중에, 정욱이가 갑자기 "엄마, 나 목 왜이래" 하고 목을 감싸며 고통을 호소하더니 안색이 파랗게 변하며 그대로 쓰러졌다.
 
연락을 받은 119 구급대가 5분 만에 도착했으나 아이는 이미 심정지가 온 상황이었다. 아이가 이송된 곳은 전날 가장 먼저 방문했으나 입원을 거부당했던 A병원이었다. 안타깝게도 아이는 쓰러지고 나서야 해당 병원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병원에서는 심폐소생술을 실행했으나 맥박은 돌아오지 않았고 끝내 정욱이는 손쓸 틈도 없이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다.
 
부검 결과 정욱이의 사인은 후두 점막이 부어올라 기도가 막혀 질식한 것으로 드러났다. 바로 전날 진단받은 급성 폐쇄성 후두염이 정욱이를 죽음으로 몰아간 것이다.

그런데 급성 폐쇄성 후두염은 감기 바이러스 감염을 통해 후두와 기관지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희소병이나 난치병이 아니라 누구나 자주 걸릴수 있는 흔한 병에 불과했다. 의료 전문가들은 보통 4.5일 정도만 치료를 받으면 호전되는 경우가 일반적이고,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결코 사람이 목숨을 잃을 정도의 병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제때 입원 치료만 받을 수 있었더라면 건강한 아이를 하루 아침에 잃는 비극은 피할수 있었을 것이다.
 
정욱이의 아버지는 "아이가 아파서 치료를 받으러 가야하는데, 병원들이 다 '병상이 부족하다. 소아응급환자를 받지 않는다' 등의 사유를 달아서 숨을 못 쉬어 서울에서 5살 아이가 사망했다니 기가 찰 노릇"이라며 분노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정욱이가 처음 찾아가던 A병원에서는 애초에 '장시간 대기'를 언급한 적이 전혀 없다며 말이 바뀌었다. 실제로 병원 기록을 확인한 결과 당일 병원 응급실을 찾은 다른 환자들은 모두 1시간 이내에 진료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병원 측은 당시에 상황을 확인하던 중에 구급차가 먼저 사라졌다고 주장하며 책임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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