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유전자만 골라 출산할 수 있다면, 당신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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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유전자만 골라 출산할 수 있다면, 당신의 선택은?

sk연예기자 0 643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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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내 안에>
라트비아, 러시아 / 2023 / 14분
감독: 니카 자코브레바

01.
태아가 생기면 자라기 전에 유전자 검사를 미리 실시하는 미래 사회가 있다. 예외는 없다. 모든 임산부는 이 과정을 거쳐야 하고, 연구 결과에 따라 문제가 없다고 여겨지는 유전자를 가진 태아만 출산이 가능하다. 그렇지 못한 경우 사회 질서의 확립이라는 미명 하에 무조건적인 유산을 시행하도록 되어 있다. 마리 역시 7년 만에 생긴 아이의 상태를 검사받으러 왔다. 모든 지표가 정상이고 태아도 아주 건강하다는 기쁜 소식. 다만 문제가 하나 있다. D-4라는 유전자를 아이가 갖고 있다고 한다. 이 유전자의 경우 태어나 성인이 되면 강간범이나 연쇄 살인범이 된다. 연구에 따르면 한 치의 오차도 없는 100%의 확률이라고 한다. 사회의 규정에 따르면 역시, 강제적 낙태다.

영화 <내 안에>는 정해 놓은 규칙에 따라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의 성향을 유전자 검사를 통해 확인한 후 어떠한 예외도 없이 사전적 조치를 취하는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이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2002년 작인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배경적 설정과도 일부 동일한 측면이 있다. 범죄가 일어나기 전 시스템의 예측을 통해 범죄자를 단죄하는 것과 아이가 태어나기도 전에 유전자 검사를 통해 존재 자체를 지우는 일 양쪽 모두에 존재하는 결과론적인 행위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과 신념과 같은 것들. 영화는 이제 내일이면 건강한 태아를 만나지도 못하고 떠나보내야 하는 한 여성의 모습을 통해 이 지점에 놓여 있는 문제들을 상기시키고자 한다.

02.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지만 사회의 강제적 규정을 따를 수밖에 없는 마리는 하루 머물게 되는 병실에서 이브라는 또 다른 산모를 만나게 된다. 당장 내일이면 낙태를 당하게 되는 마리와 달리 한 달째 병실 생활을 하고 있다는 이브로 인해 영화는 자신이 구축한 설정에 의도적 균열을 일으킨다. 지금까지 영화가 관객들에게 주입했던 내용인 '나쁜 유전자를 가진 태아는 태어나기도 전에 낙태를 당한다'는 내용에서 벗어난 다른 경우의 상황이 이브라는 산모에게 벌어지고 있음을 드러내면서다. 병원에 시스템에 의해 걸러져야 할 유전자로 인해 당장 낙태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지 않은 산모 역시 머물 수 있다는 뜻이다.

이브의 경우는 마리와 정확히 반대다. 출산을 하고 싶지 않지만 시스템에 의해 중절 수술이 금지된 경우다. 아이의 유전자가 장차 천재가 될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판명되어 낙태가 금지되었고, 무사히 출산을 마칠 때까지 병원에서 나갈 수 없게 되었다. 그녀가 아이를 갖게 된 계기가 비윤리적이고 비인간적이며 폭력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은 아이를 사랑하는데 낳을 수가 없고, 또 한 사람은 아이를 증오하는데 낳아야만 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사회의 시스템과 유전자 연구에 의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영화는 마리와 이브 두 사람의 모습을 하나의 프레임 속에 함께 위치시키며 두 가지를 말한다. 하나는 시스템에 의해 사회가 운영되는 동안 그 과정에서 인간의 감정과 개인의 자유 및 권리가 모두 외면당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그렇게 믿고 따르는 유전자에 의한 선별 과정을 거친 사회에서도 범죄가 일어나고 그로 인한 피해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다시 물을 수 있겠다. 100%라고 확언했던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앞으로도 계속 가져갈 수 있을 것인가? 또한 성인의 인격과 사회성 및 도덕성과 같은 내재적 요소가 완성되는데 성장 환경이나 양육 방식과 같은 후천적인 인자들은 여전히 배제되고 무시당하는 것이 옳은가?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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