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죽음에 분노로 애도, 아들이 놓치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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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죽음에 분노로 애도, 아들이 놓치고 있는 것

sk연예기자 0 1814 0 0
"나 이제 유재헌하고 리문성도 헛갈린다. 유재헌하고 리문성이 다른 게 뭘까 생각하다 보니까 인생이랑 연극이랑 똑같은 거 아닌가 내 인생도 한 편의 연극이 아닌가 싶고." (재헌, 7회)
 
KBS 드라마 <커튼콜>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평생 북의 가족들을 그리워하며 살아온 할머니 금순(고두심)을 위해 북에서 온 손자 리문성을 연기하고 있는 배우 재헌(강하늘)이 일상이 연기가 되면서 느끼는 혼란감을 표현한 대목이었다. 재헌은 문성을 연기하면서 자신의 과거를 지금의 연기에 투영하며 '진짜 삶'이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한다.
 
하지만 나는 이 드라마에서 재헌보다 더 '진짜 삶'에 대해 고민해야 할 인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금순의 남한 손자녀들인 세연(하지원), 세준(지승현), 세규(최대훈)다. 이들 삼남매는 할머니 금순과 부모의 과업이었던 호텔을 둘러싸고 서로 다른 태도를 보인다. 삶의 자세 또한 모두 다르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들의 삶은 타인의 욕망을 대신하거나, 감정에 매몰되거나 아니면 삶을 회피하는 방식이다. 나는 극 중 현실을 사는 이들이 연기를 하고 있는 재헌보다 더 '가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세연 : 타인의 꿈을 내 것으로 삼은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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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순의 손자녀 중 막내인 세연은 그 누구보다 할머니가 세운 낙원호텔에 애정을 지닌 인물이다. 미술을 좋아하고 재능도 있지만, 세연은 호텔을 키우고 지켜가는 걸 자신의 소명으로 삼는다. 이런 세연은 둘째 오빠 세규가 말하듯 "업무용"미소를 짓고 살아간다(5회). 도대체 세연은 왜 기계적인 미소에 익숙해진 걸까. 이에 대한 답은 6회 재현과의 대화 속에서 잘 드러났다. 세연은 6회 문성을 연기하는 재현에게 이렇게 말한다.
 
"가진 게 많아지고 지켜야 할 게 많아지고 그러다 보면 해야 할 일이 많아지고 갖고 싶은 것이 많아지고, 그럼 내 감정은 중요하지 않게 되거든."
 
이는 세연이 자신의 '진짜 감정'이 아닌 채로 살아왔음을 고백한 부분이었다. 세연이 자신의 감정과 접촉하지 못하고 살아온 이유는 이렇다. 금순의 뜻을 이어 호텔을 경영하던 삼남매의 부모는 해외 호텔체인 답사를 하던 중 비행기 사고로 사망한다. 그리고 이때부터 세연의 큰오빠 세준은 호텔 때문에 부모가 세상을 떠났다 믿고 호텔을 미워한다. 이에 세연은 자신만이 호텔을 지킬 사람이라 여기며 지금껏 살아온다. 세연은 그토록 좋아하는 미술을 "어째서 하지 않냐"는 재헌의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아무리 가슴이 뛰어도 내가 호텔을 버리면 어떡해." (6회)
 
이는 세연이 타인을 지향하는 자아를 가지고 있고,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정체감을 찾으려는 경향이 있음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었다. 세연에겐 자기 자신의 욕망보다 중요한 타인인 부모 그리고 할머니의 욕망이 더 중요했고 이를 자신의 꿈으로 삼았던 것이다. 물론, 부모의 뜻을 이어받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세연은 이 선택에 자신만의 의미를 불어넣지 못한 듯싶다. 단지 '나 밖에 없으니까' 이 일을 해야 한다는 건 결국 '의무감'에 묶여 살아갈 수밖에 없게 한다. 호텔을 선택한, 자신만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때 세연은 호텔과 자신의 삶을 모두 지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럴 때 자신의 감정과도 접촉하며 '진짜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세준 : 분노에 매몰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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