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칼럼] “통계는 작성자 빼곤 누구도 몰랐던 새 정보이고, 믿을 수 있어야 영향력이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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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칼럼] “통계는 작성자 빼곤 누구도 몰랐던 새 정보이고, 믿을 수 있어야 영향력이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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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칼럼

“아하, 그런 거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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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팀

“통계는 작성자 빼곤 누구도 몰랐던 새 정보이고, 믿을 수 있어야 영향력이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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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은 지난달 문재인 정부가 소득, 고용, 집값에 관한 정부 통계를 조작했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문 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인 ‘소득 주도 성장(소주성)’ 등의 실패를 덮으려고 통계를 미리 본 후에 손을 댔다는 것이다. 특히 소득 통계 쪽에선 분기별 가계동향조사를 조작했다고 했다. 문 정부 2년 차인 2018년 1분기(1~3월) 소득 분배가 크게 악화되자 덜 나빠진 것처럼 숫자를 바꿨다는 것이다. 국내 소득 통계의 최고 권위자인 김낙년 동국대 명예교수를 지난 4일 만나 이 문제를 어떻게 보는지 물었다. 김 교수는 2010년대 중반부터 가계동향조사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지적해 왔다. 이게 국회에서 논란이 되자 통계청은 2018년부턴 분기별 소득 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없애겠다고 했던 통계가 되살아 나면서 조작 대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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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 제목 "김낙년 동국대 명예교수"

캡션: 김낙년 동국대 명예교수가 4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통계 조작에 관련한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고 있다. /이태경기자

정보 편집

◇없애기로 한 분기 통계의 부활
-가계동향조사는 왜 현실과 달랐나.
“가계동향조사는 1960년대부터 통계청을 대표하는 조사다. 그런데 가계부를 쓰게 하는 식으로 조사를 했다. 조사 대상 표본으로 한번 선정되면 5만원 상품권을 주고 3년간 쓰게 했다. 가계부를 제대로 쓰기가 어렵지 않은가. 적어야 하는 조사 항목도 엄청 많다. 그러니 응답 안 하는 가구가 늘었다. 부자가 많은 서울 강남 등의 응답률은 특히 낮았다. 또 금융 소득이 많이 누락됐다. 이자나 배당을 얼마나 받았냐고 물으면 답하기 쉽지 않다. 전체 금융 소득이 50조원인데, 가계동향조사에서 파악되는 금융 소득 합계는 그 5% 내외에 불과했다. 그러다 보니 가계조사로 나온 소득 분배 지표 등에 대한 불신이 높아졌다.”
-개선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나.
“내가 2013년 국세청 소득세 자료를 써서 소득 분배 지표를 추정했더니, 통계청 조사보다 불평등이 훨씬 심한 것으로 나왔다. 통계청도 이 문제를 인식하고 가계동향조사에서 소득 조사는 2017년 4분기를 마지막으로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매년 한 번씩 조사된 소득 등을 국세청 과세 자료 같은 행정 자료와 비교해 수정하는 가계금융복지조사로 대체하기로 했다. 통계청이 표본 2만가구를 뽑아 설문하고 그 명단을 국세청에 보내면, 국세청이 매칭해서 파악한 소득을 다시 통계청으로 보내 보정하는 식이다. 그러면 현실과 더 가까운 소득 분배 지표가 나온다.”
-그런데 왜 가계조사가 계속됐나.
“문재인 정부가 소득 주도 성장 성과를 통계로 뒷받침해 줘야 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가계금융복지조사는 4월에 전년 소득을 조사해 연말쯤 발표한다. 2018년 소득 조사 결과는 2019년 말에야 알 수 있다. 문 정부는 소주성의 효과를 서둘러 보여주려고 분기별 조사인 가계동향조사를 그대로 계속하기로 했다. 한 분기 후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게 문제의 발단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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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덕 칼럼] 국민의 마음을 얻는 법? 이 夫婦처럼 하면 이긴다

‘아메리칸 팩토리’는 미국 자동차 회사 GM의 폐쇄된 공장을 인수한 중국 기업 푸야오(福耀)가 2000명의 미국 노동자들과 원팀이 되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을 그린 다큐멘터리다. 2020년 아카데미 수상작인데, 기업주는 악(惡), 노동자는 선(善)으로 그리길 좋아하는 한국 영화 풍토에선 나오기 힘든 작품이다. 노사 어느 편도 들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GM의 절반으로 깎인 임금, 열악한 작업 환경에 대한 근로자의 분노만큼 기업주의 고뇌도 담았다. 초등 학력이 전부지만 세계적인 자동차용 유리 제조 업체를 일군 차오 회장은 노조를 반대하는 자신에 비난이 쏟아지자 이렇게 묻는다. “지난 몇 십 년 동안 많은 공장을 세웠다. 내가 평화를 앗아가고 환경을 파괴한 걸까. 내가 사회에 공헌한 사람인지 범죄자인지는 모르겠지만,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이다. 그렇지 않은가?”

이 다큐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부부가 제작했다. 2018년 백악관을 떠난 이들은 ‘시골에 파묻혀 잊혀지기’나 ‘후임 대통령 비난하기’에 몰두하지 않고 “미래 세대를 위한 콘텐츠 제작”으로 진로를 정했다. ‘크립 캠프: 장애는 없다’, ‘우리의 위대한 국립공원’ 등 발표한 작품만 10편이 넘는다. 메시지가 한결같다. 전쟁과 기후변화, 민주주의 위기로 혼돈에 빠진 세상에서 혐오 대신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함께 살아갈 해법을 찾자는 것이다. ‘아메리칸 팩토리’ 제작을 결정한 것도 “세상의 문제를 흑백으로 나누지 않고 모두의 관점으로 바라봤기 때문”이라고 오바마는 말했다.

그 때문인지 오바마 부부의 인기는 퇴임 후에도 식을 줄을 모른다. 대선 후보로 끊임없이 호출되는 미셸의 행보는 더욱 강렬하다. 북투어, 팟캐스트를 통해 젊은이들의 멘티로 활약하는 그녀는 가난한 형편에 일도 하고 공부도 해야 하는 멕시코계 여고생에게 “별 볼일 없어 보이는 그 굴곡의 삶이 네가 가진 진짜 힘”이라 응원하고, 애리조나 원주민 청년들에겐 “어떤 상황에도 학교를 포기해선 안 돼. 네 삶과 성취로 널 증명해야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격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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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의 미래 사피엔스] [40] 지적 노동 대량생산 시대

수작업으로 접시 만드는 데 드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실력과 경험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몇 시간은 걸릴 듯하다. 옷 하나, 신발 하나 만드는 시간도 비슷하다. 대부분 중세기 사람들이 옷 한 벌로 생활하고, 책 한 권 가격이 오늘날 자동차 가격과 비슷했던 이유다.

인간의 타고난 생산력은 그다지 뛰어나지 않다. 덕분에 산업혁명 전 세상은 편하지도, 아름답지도 않은 가난과 배고픔의 반복이었다. 하지만 산업혁명은 모든 걸 바꾸어 놓았다. 인간과 동물 대신 기계가 노동을 하고, 대량생산을 통해 상상을 초월할 생산성 개선에 성공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20세기 중반부터 흥미로운 일이 하나 벌어진다. 제조업 생산과는 다르게 비제조업 생산이 더 이상 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생산성 패러독스’라고 불리는 현상이다.

더 많은 접시를 더 빨리, 더 저렴하게 생산하려면 공장자동화를 하면 된다. 하지만 읽고, 이해하고, 아이디어를 내고, 언어로 소통해야 하는 대부분 비제조업의 생산은 다르다. 아무리 투자해도 지금까지 인류가 만들어낸 기계로는 지적 노동력의 생산성을 근본적으로 향상시킬 수 없으니 말이다.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자. 1000장이 넘는 대작 ‘전쟁과 평화’를 톨스토이는 6년 이상 걸려 집필했다고 한다. 하지만 만약 톨스토이가 최첨단 컴퓨터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전쟁과 평화’를 6분 만에 완성하는 건 불가능하다. 지금까지 인류가 사용한 기계는 정보를 더 빨리 수집하고, 전달하고, 인쇄하게 했을 뿐이다.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내고 생성해 내는 지적 노동 그 자체는 오로지 인간만 가능했다.

[에스프레소] 일본 맥주 마시면 친일파? 젊은 세대는 웃는다

고등학교 동창 C와 종종 그의 집에서 맥주를 마신다. 입맛이 비슷하기 때문인데, 특히 일본 맥주에 감자튀김을 곁들여 먹는 걸 즐긴다. 굳이 일본 맥주인 건 특유의 건조하고 쌉쌀한 맛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일본어로 ‘가라구치(辛口)’라고 표현하는 그 맛이다. 얼마 전에도 함께 맥주를 마시는데 그가 ‘노 재팬’ 이야기를 꺼냈다. 우리나라에서 ‘노 재팬’ 기류가 한창일 때 편의점에서 일본 맥주가 모두 사라져 아쉬웠다는 것이다. “요즘은 어느 편의점에 가도 팔더라”라는 그의 말이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그동안 억눌렸던 수요가 폭발하는지 올해 들어 일본 맥주 판매량이 급증했다. 수입 맥주 판매량 1위를 탈환했다. 어디 맥주뿐인가. 몇몇 일본 위스키는 ‘오픈런’마저 벌어지고 있다. 연초에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비롯한 일본 애니메이션이 극장가를 휩쓸었다. 덩달아 일본 문화 열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던 것도 사실이다.

이런 현상을 주도하는 건 당연히 젊은 층이다. 이들이 기성세대보다 일본에 대한 거부감이 적은 건 어려서부터 자주 접했기 때문일 것이다. 위 세대에게 ‘슬램덩크’나 ‘드래곤볼’이 있었다면 우리 또래에게는 ‘원피스’와 ‘강철의 연금술사’가 있었다. 이들 만화에서 파생된 유행어들은 지금도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개중에는 기성세대의 시선에서 봤을 때 이해하기 어려울 법한 작품도 있는데, 일본 설화를 차용하기도 한 닌자 무협 만화 ‘나루토’가 대표적이다. 일본 소년 만화의 전성기였던 2000년대에 청소년기를 보낸 30대들만 하더라도 이런 문화가 결코 이질적이지 않다.

일본 문화에 대한 넓은 포용력은 경제‧문화적인 것과 정치‧역사적인 건 분리해야 한다는 인식으로 이어진다. 예컨대 다이쇼 시대 검사(劍士)를 주인공으로 하는 만화 ‘귀멸의 칼날’에 열광하는 청년 중 그 시절 일본에서 스멀스멀 피어오르던 군국주의를 찬양하는 사람은 없다. 남매 간 우애라든가 권선징악 같은 인류 보편적 감정에 매력을 느낄 뿐이다. 덕분에 ‘귀멸의 칼날’ 극장판은 팬데믹 시국에도 무려 215만 명을 동원했다.

싱가포르 무슬림은 왜 온건한가
 

싱가포르 무슬림 밀집 지역인 아랍스트리트는 이 나라 20·30대와 관광객에게 가장 힙한 장소 중 하나로 꼽힌다. 이슬람 사원 술탄 모스크를 중심으로 할랄 음식점과 패션 용품점 등 즐길거리가 즐비하다. 건물 외벽은 젊음과 반항의 상징 그라피티로 수놓아져 있다. 밤이면 서울 을지로처럼 골목길 테이블에서 맥주와 할랄 음식을 즐기는 젊은이로 붐빈다. 세계 곳곳 무슬림 밀집 지역이 게토화돼 골칫거리로 바뀐 모습과 비교된다.

1965년 말레이시아로부터 독립한 싱가포르 리콴유 전 총리의 최대 고민 중 하나는 종교 문제였다. 다민족 국가 싱가포르를 종교로 구분해 보면 불교가 약 31%로 가장 많고, 기독교(19%), 이슬람교(16%), 도교(9%), 힌두교(5%) 등 순이다. 특히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우선시하는 무슬림의 사회 융화가 문제였다. 이를 해결하려 1966년 제정한 것이 ‘무슬림법’이다. 146개 조로 구성된 이 법은 정부에 무슬림으로 신고한 이들이 샤리아에 근거한 법을 적용받고 샤리아 법원의 판결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이슬람 국가도 아닌 나라가 샤리아를 정식 사법 체계로 끌어들인 일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이 법은 무슬림의 종교 활동과 재산, 결혼과 이혼, 교육 등을 광범위하게 규정하고 있다. 예컨대 무슬림법 134조는 무슬림이 결혼하지 않은 이성과 동거할 경우 500달러 이하 벌금 또는 6개월 이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다만 이 법에 언급되지 않는 대부분 형법 등은 일반인과 동일한 적용을 받는다. 물건 훔쳤다고 손가락을 자르거나 히잡을 쓰지 않은 여성을 공개 매질하는 따위의 일은 허용되지 않는 것이다.

이 법이 제정될 당시 일부 무슬림의 반대가 거셌다고 한다. 어찌 이슬람 국가도 아닌 나라의 세속 정부가 샤리아를 통제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싱가포르는 이들은 철저히 배척하고 온건한 무슬림은 포용하는 방식으로 노선을 확실히 정했다. 지금도 규정 외 과격한 내용의 선교 활동을 하거나, IS(이슬람국가) 같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과 내통할 경우 형사 처벌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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