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명칭에서 친일파 이름 뺐으니 일제 청산 잘하셨습니다”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 옆에 잘생긴 근대 건축물이 하나 있다. 명칭은 ‘옛 제일은행 본점’ 건물이고 서울시 유형문화재 71호다. 지금은 공사 중이라 가림막에 가려져 있다. 한옥마을로 잘 알려진 북촌 가회동에도 문화재로 지정된 건물들이 몇 있다. 하나는 ‘가회동 한씨 가옥’이고 또 하나는 ‘백인제 가옥’이다. 탄탄하게 잘 지었고 멋있다. 모두 식민 시대에 만든 집들이다. 한씨 가옥은 서울시 민속문화재 14호, 백인제 가옥은 22호다. 그런데 이들 명칭 뒤에는 희한한 논리가 숨어 있다. 옛 제일은행은 ‘조선저축은행’이 원래 이름이다. 저 ‘한씨 가옥’의 한씨는 한상룡이다. 맞는다, 동양척식주식회사 전무와 한성은행 전무를 지낸 대표적인 친일파다. ‘백인제 가옥’ 원주인도 이 한상룡이다. 한상룡은 은폐돼 있다. 왜? ‘일제 잔재’며 ‘친일파 이름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