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산이 왜 제주 5대 명산인지 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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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산이 왜 제주 5대 명산인지 알겠어요"

여행매거진 0 1356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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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표선면에 위치한 영주산 오름은 제주 창조 설화에 등장하는 5대 명산(한라산, 산방산, 성산, 두럭산, 영주산) 중의 하나이다. 내가 처음 영주산에 방문했던 건 작년 가을이었다.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이 주최하는 사진 클래스에 참가했었는데, 강사님이 실습 수업을 위해 사진 명소로 선택한 출사지가 영주산이었다. 그때 보았던 매력적인 풍광이 사진처럼 선명히 남아있다. 

영주산은 40분 정도만 걸으면 높이 176미터의 정상에 도착할 수 있고, '산'이라고 이름 붙었다 해서 등산 스틱을 준비했다가는 짐만 되는 쉬운 탐방로를 가졌기 때문에 어린이들도 쌩쌩하게 오를 수 있다.

나는 환경여행단체 '초록길벗'을 만들어 매달 제주의 한 지역을 정해 환경 해설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 중이다. 5월은 영주산에서만 4차에 걸쳐 진행하고 있다. 영주산 자체의 아름다움도 가득할 뿐만 아니라 제주 동쪽 경치를 조망하기에 최적인 오름이라서 이곳을 선택했다.

지난 28일, 영주산 입구에 모인 여행 참여자 분들과 함께 '제주환경해설여행' 영주산 투어를 시작했다. 잔뜩 흐린 날이었고 낮게 깔린 안개 덕분에 신령스러운 분위기가 흘렀다. 영주산은 예부터 영험한 산으로 여겨졌는데, 조선시대 때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도 영주산이 신선산 가운데 하나로 전해진다는 기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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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초입에는 엉겅퀴들이 보라색 향기를 피우고 있었다. 시들어버린 찔레꽃 주변을 벌 한 마리가 아쉬운 듯 맴돌았다. 영주산에서의 첫 번째 해설로 나는 벌 이야기를 들려드렸다.

2000년대 들어 세계 곳곳에서 보고되고 있는 꿀벌군집붕괴현상을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올해 4월 기준 폐사한 꿀벌이 무려 140억 마리 이상으로 추산된다는 한국양봉협회 자료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꿀벌 대량 실종의 주요 원인으로 왜 기후위기가 지목되는지 밝히며 전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농작물 중 70% 이상이 꿀벌의 수분으로 생산되기에 꿀벌의 생존은 곧 인간의 생존임을 상기시켰다.

꽃놀이에만 취하기 힘들어지는 무거운 마음을 안고 발을 옮겼다. 이제부터는 영주산에서 가장 가파른 구간이다. 텔레토비 동산을 연상시키는 언덕인데, 숨이 차오를 때마다 살짝살짝 뒤돌아보면 근사한 주변 정경이 서서히 드러난다. 

그런데, 산등성이 도처에 개민들레(서양금혼초)가 계속 보여 씁쓸했다. 개민들레는 환경부가 지정한 생태계교란 생물임을 여행자 분들에게 알려드렸다. 1980년대에 유럽으로부터 목초 종자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에 유입된 걸로 추정되는데 강한 번식력 때문에 다른 식물들의 생육을 방해하고 있다. 한 개체가 1년에 2000여개 이상의 씨앗을 뿌린다니, 노란 개민들레의 미모에 반해 방치했다가는 지역 생태계가 잠식당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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