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렌' 속 여자들의 '몸'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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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렌' 속 여자들의 '몸'이 반갑다

sk연예기자 0 1447 0 0
아이는 돌이 되기도 전부터 소방차와 경찰차를 좋아했다. 소방차와 경찰차가 나오는 애니메이션에도 그림책에도 소방관과 경찰관은 남성이었다. 아이에게 소방관, 경찰관은 남자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일부러 여성 소방관과 경찰관이 등장하는 그림책을 고르고, 드라마 <라이브>에 나오는 여성 경찰관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가 실제로 접하는 매체에는 소방관 아저씨와 경찰관 아저씨만 가득했다.  

넷플릭스 예능 <사이렌 : 불의 섬>에서 소방관 정민선이 독기 가득한 얼굴로 호스를 머리 위로 들어 정교하게 불을 끄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초등학생이 된 아이가 좀 더 어렸을 때 이런 프로그램이 나왔으면 어땠을까 생각했다. 군인 강은미가 도끼로 장작을 패고 운동선수 김성연이 곡괭이로 땅을 파는 모습을 보면서 '멋지다'는 감탄과 함께 안타까운 마음이 밀려왔다. 내가 어렸을 때 이런 프로그램을 보고 자랐다면 내 삶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사이렌>은 남자의 직업으로 인식되는 소방관, 경찰관, 군인, 운동선수, 경호원, 스턴트 6개 직업군의 여성 24명이 직업 별로 팀을 이뤄 무인도에서 6박7일 동안 펼치는 서바이벌 예능이다. 1화에서 발이 푹푹 빠지는 갯벌을 악으로 깡으로 네 발로 거침없이 기어가는 여자들을 보면서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와, 이 여자들 뭐지.' 

유교걸이 본 <사이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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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렌>의 여자들은 여러모로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여자들을 떠올리게 한다. 강한 승부욕을 숨기지 않고 자신의 실력에 추호의 의심도 없으며 "죽여 버리겠다"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욕하고 소리 지르고 이기기 위해서라면 연합도 하고 배신도 한다. 

고백하자면, 평생을 조신하고 단정하게 살아온 본투비 유교걸로서 처음에는 거부감이 느껴졌다. 여자들의 사회에서는 자신감과 승부욕을 드러내는 것이 금기시된다. 남자가 악으로 깡으로 뭔가를 하면 열정과 패기가 있다는 말을 듣지만 오기와 깡다구를 숨기지 않는 여자들은 '무섭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무서운 여자, 기센 여자, 독한 여자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나는 자주 웃었고 쿠션어(무언가 부탁하거나 부정적 말을 할 때 좀 더 부드럽게 전달하기 위해 사용하는 말-기자주)를 썼으며 '에이, 아니에요'라는 겸손의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 "승리에는 피도 눈물도 없다", "누가 우리를 이기겠어"라고 거침없이 말하는 <사이렌> 여자들의 모습은 분명 낯설었다. 

또 하나 낯설었던 것은 <사이렌>에서 여성의 몸을 재현하는 방식이다. 얼마 전, 아이돌 음악을 좋아하는 아이와 함께 걸그룹 뮤직비디오를 보는데 아이가 물었다.

"엄마, 근데 아이돌은 왜 다 말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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