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친해야 이런 밥집에 같이 올 수 있을까
세상에 싸고 맛있는 집은 없다고 구두쇠씨는 생각했다. 싼 건 비지떡이었다. 콩비지에 밀가루 섞어 부친 떡이 맛있을 리 없다. 싸고 배부르니 먹는 것이다. 다만 비싸고 맛없는 집이 너무 많았다. 아무 식당이나 들어갔다가는 기분 나빠져 나올 게 뻔했다.
얼마 전 두쇠씨는 거래처 사람과 점심을 먹었다. 여기 어떠신가요, 하며 식당 링크가 문자로 날아왔다. 광화문 한복판 고층 건물 지하, 무슨 뜻인지 모를 외국어 옥호(屋號), 어두침침한 인테리어, 그리고 터무니없는 가격까지 두쇠씨가 싫어하는 요소를 두루 갖춘 집이었다. 호불호 따질 계제가 아니어서 알겠노라고 했다.